유병언 소환 D-1…구원파 신도들 "순교도 불사"
기독교복음침례회, 15일 오후 교단 공식입장 발표
금수원, 전국 각지서 신도 몰려와…"검찰은 각성하라"
- 홍우람 기자
(안성=뉴스1) 홍우람 기자 = 14일 오전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총본산인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금수원에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고 그 뒤로 신도들이 검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정문을 지키며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기독교 복음침례회 측은 "유 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금수원 안에 없으며, 교인 그 누구도 그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4.5.14/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figure>"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 그나팔소리 듣고 곧 나가 싸워라. 주 예수 힘을 주사 강하게 하시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2시쯤. 경기도 안성 금수원 입구 철문 뒤에서 조용히 농성중이던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신도 수백명이 일제히 일어서 찬송가를 불렀다.
신도들은 한 남성 진행자의 방송에 따라 "10만 성도여 일어나 종교탄압에 맞서 싸우자", "순교도 불사한다. 검찰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신도들은 서로의 팔에 팔을 끼고 벽을 이루고 교단의 총 본산 금수원의 잿빛 철문을 굳게 막아 섰다.
이날도 중년 남성 신도 10여명이 경비를 자처해 정문 초소를 주위를 지켰다. 이들은 금수원을 찾아온 신도들과 차량의 운전자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경광봉을 든 교단 관계자 2~3명은 정문 입구 도로변을 맴돌며 주위를 신중하게 경계했다. 교단 관계자들은 출입문 10여m 앞에서부터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해 내부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무전기를 든 한 관계자는 만약 검찰이 금수원에 강제 진입한다면 어떤 경로로 들어올지 신도들과 논의하기도 했다.
멈출 줄 모르는 찬송가 가락처럼 이날 오전 9시부터 금수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신도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신도들은 5~10명씩 짝을 이뤄 도착해 성큼성큼 금수원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침구류를 챙겨왔거나, 잔뜩 부푼 백팩을 메고 온 중년 여성 신도들이 부쩍 눈에 띄었다.
농성중이던 신도들은 새로 찾아온 신도들을 맞이하며 박수로 환영하기도 했다.
식료품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냉장탑차도 수시로 금수원 안을 드나들었다. 신도들이 필수용품들을 비축하면서 신도들이 장기 농성도 대비하는 것으로 짐작됐다.
이날 오전까지 정문 안에서 농성하는 신도들은 40~50여명에 불과했지만, 오후가 되자 수백명의 신도들이 출입문 안쪽 진입로에 늘어 앉았다.
차량들이 오갈 때마다 신도들은 수시로 일어나 길을 터줘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하지만 농성에 합류하는 신도 수는 늘어가기만 했다.
금수원에 모인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이날 오후 3시 금수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의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를 수사중인 검찰은 유 전회장 일가 계열사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 계열사 대표 등 측근에 대한 소환조사와 구속수사 등을 병행해왔다.
지난 13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서울 서초구 염곡동 대균씨 자택을 찾아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결국 신병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에 금수원에 모여든 구원파 신도들은 "금수원에는 절대 한 발도 못 들어온다"며 교회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hong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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