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몰' 사망자 감전사?…국과수 "부검 중"
터널 내 전기 차단됐는데 리프트카 운행?
배수작업 중 흐른 전기 원인됐을 수도
'노량진 수몰사고' 사망자들이 감전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15일 발생한 '노량진 수몰사고'로 숨진 실종자 시신 6구가 모두 수습된지 이틀이 지난 19일 국립과학수사원에서는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이 이뤄지고 있다.
사망자들은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일부 주장처럼 사인이 '감전사'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부검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사고 하루 뒤인 16일 유족들이 생존자 이원익씨(41)와 만난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유족들은 "실종자들이 전기에 감전됐을 가능성은 없느냐"고 재차 묻는다.
19일에도 한 유족은 뉴스1에 "터널 내 설비 자체가 그럴(감전사)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다른 유가족도 "사고 당시부터 유족들 사이에서 감전사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물이 들어차는 상황에서 전기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아 누전 등으로 감전사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생존자 이원익씨는 사망자들이 감전사했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씨는 16일 "1000m 지점에서 일하던 중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전진기지(수직배관로)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약 700m 지점에서 터널 내 불이 모두 꺼져 비상등을 들고 뛰었다"고 말했다.
"당시 터널 내 불이 완전히 꺼진 걸로 봐서는 전기가 차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650~750m 지점에서 근무하던 인부 6명(2팀)의 탈출과정을 보면 전기가 완전히 차단된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
2팀은 15일 오후 4시40분께 배터리카를 타고 평상시처럼 퇴근했고 배터리카를 타고 이동 중 뒤에서 모래 바람 등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진술과 녹취록에 따르면 이들이 배터리카를 타고 수직 배관로에 도착했을 때 이씨도 비슷한 시각 같은 곳에 도착했다. 2팀이 수직 배관로에 도착했을 때는 사고가 발생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라는 얘기다.
이씨 설명대로라면 이 시점에 배수관로 내 전기는 차단돼 있었다. 그러나 경찰 확인결과 2팀은 전기로 운행되는 리프트카를 타고 지상으로 이동했다. 전기가 완전히 차단된 게 맞는지 의심되는 이유다.
사고 직후 전기가 완전 차단된 게 맞는지, 그렇다면 리프트카는 어떻게 운행된 건지 등에 대해 현장 담당자 등과 수차례 통화를 했지만 업체 측에서는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소방당국은 배수작업을 위해 전기펌프를 사고 직후 투입했다. © News1 손형주 기자
</figure>사고가 난 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시작한 배수작업도 감전사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
소방당국은 "잠수부 투입 시 전기펌프를 가동하면 감전 등 위험이 있어 잠수부가 투입될 때는 배수작업을 중단한다"고 수차례 밝혔었다.
배수작업이 시작된 시점까지 인부들이 생존해 있었다면 배수작업을 위해 수직 배관로 안에 투입한 전기펌프가 인부들을 감전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익사와 감전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부검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사인은 조사 중에 있지만 전선 등에 직접 닿아 감전당한 경우가 아니고 이번 경우처럼 물에 흐른 전류에 간접적으로 감전당한 경우라면 그을림 등 외상이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인 부검의 경우 보통 15일 걸리지만 이번처럼 주요 사안인 경우에는 그보다는 더 빠르게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hw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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