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 구조조정 착수…폐지·존치 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총리실→국토부→복지부 순 구조조정
'사회보장위' 존치…총리실 과거사 관련 위원회들 "통폐합"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고용복지분과 업무보고를 받은 후 인수위를 나서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figure>새정부 출범 때마다 철퇴가 가해지는 정부의 각종 '위원회'가 다시 존폐기로에 서며 폐지 1순위 위원회가 소속되거나 이를 주관하는 부처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처 소속 위원회의 경우 아직 개편 등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지만 위원회 명칭이 유사하고 법적 근거가 동일하거나 설치 목적과 기능이 중복되는 위원회의 상당수가 통·폐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정부위원회는 행정위원회 36개, 자문위원회 469개 등 505개로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이들 위원회에 연간 투입된 예산은 297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위원회의 절반은 위원을 위촉하지 못했거나 예산이 없는 등 껍데기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함께 지난 정권의 참모 역할을 해온 각종 위원회를 정리하고 국민대통합위원회, 청년위원회 등을 새로 신설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부터 '칼날'

인수위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이어 총리실, 부처 주관 각종 위원회에 대해서도 행정위원회부터 자문위원회 순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사무조직을 갖춰 비용이 많이 드는 상설위원회인 행정위원회가 우선 조정대상이다.

인수위는 현재 대통령 직속 위원회 20개 중 지역발전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를 제외한 16개 자문위원회에 대해서는 '폐지'를 원칙으로 작업 중이다.

폐지 대상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국가브랜드위원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국가우주위원회, 국가인적자원위원회,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국민원로회의,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사회통합위원회,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지방분권촉진위원회, 지방행정체계개편추진위원회 등이다.

규제개혁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등 2개의 행정위원회는 제외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또 지역발전위원회는 확대 발전시키고 녹색성장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소속을 변경할 방침이다.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가 위상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노사정위원회도 존치되거나 기능확대를 위해 명칭이나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소속기관별 위원회수(2012년 6월 기준) © News1

</figure>◇총리실, 국토부, 복지부 행정위부터 조정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이어 가장 많은 위원회를 갖고 있는 국무총리실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이다.

국무총리실 소속 위원회는 55개로 이중 13개 행정위원회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우선 거론된다.

인수위는 법률에 규정된 대통령실 소속의 상당수 위원회가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로 이관되면서 존속할 가능성에 대해 기능과 역할의 실효성을 근거로 폐지 또는 존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총리실 산하 행정위원회의 경우 6·25납북피해진상규명위원회, 납북피해자명예회복위원회,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등 대부분 과거사 관련 피해진상조사를 위해 꾸려진 것이 많아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위원회' 등 하나로 통합해야 할 것으로 지적돼 왔다.

총리실 관계자는 "인수위 방침에 따라 상당수 위원회들이 정리될 걸로 보여진다"며 "위원회 소속, 관리, 관련업무 등이 워낙 부처별로 분산돼 있고 많이 복잡해 제대로 손대기 시작하면 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에 이어 행정과 자문을 합쳐 58개 위원회가 소속된 국토해양부, 44개 위원회가 있는 보건복지부 등도 우선 구조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국무총리실, 국토해양부, 보건복지부 등 3개 기관은 전체 위원회의 3분의 1에 달하는 총 157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 교육과학기술부(36개), 지식경제부(34개), 농림수산식품부(31개), 행정안전부(28개) 등 순으로 위원회수가 많다.

국토부 산하 위원회 중 이미 4개는 지난해 정비대상으로 선정됐다. 연계환승사업추진협의회, 훼손지복구협의회 등은 이미 폐지됐고 올해도 공역위원회가 통폐합되고 교통신기술심사위원회의 소속변경이 이뤄질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산하의 사회보장위원회는 존치가 확실시된다.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난 27일부터 발효된 일명 '박근혜 복지법'에 따라 구성되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지난해 말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돼 범정부부처 차원의 인구대책 마련에 본격 나선 만큼 확대하면 확대했지 폐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위원회, 유전자재조합등 안정성평가자료심의위원회, 의약품부작용심의위원회 등도 국민건강을 위해 실제 매일 작동되다시피하고 있어 유지될 것으로 식약청은 전했다.

고용노동부 산하의 고용보험심사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등 3개의 행정위원회도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노동부 전망이다.

환경부 산하 분쟁조정위원회도 환경분쟁을 조율해주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폐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외교부와 통일부 소속 자문위는 정책자문위 등 각각 3개씩으로 다른 부처에 비해 자문위 숫자도 적고 성격상 정리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기상청은 기상관측표준화위원회와 지진및지진해일관측기관협의회 2개 위원회를 갖고 있고 꼭 필요한 인원이라 줄이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없애고 줄이고…당장 폐지는 어려워

기재부에 소속된 17개 자문위원회는 서면회의 평균비율 35.8%, 위원 출석률 68.5% 등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위원회 개설 이후 단 한 차례의 회의도 없었던 청산위원회, 신성장동력산업 및 원천기술개발 심의위원회 등은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

기재부 산하 복권위원회도 상당 업무가 부처 업무와 중복된다는 게 인수위 측 판단으로 전해진다.

국방부 위원회 가운데 위원수가 가장 많은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는 위원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인원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시설공사 중 군사기밀에 관련된 건설공사에 관한 설계사항을 심의하는 위원회로 299명(2013년 1월 기준) 위원이 활동 중이다.

교과부는 대부분 산하 위원회들이 성격이 서로 전혀 다르기 때문에 없어지거나 통폐합될 대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새정부의 교육정책과 과학정책 의지에 따라 인력변화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조정위원회, 청소년보호위원회,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 등 6개 위원회를 두고 있고 상설위원회가 아닌 만큼 통합되거나 폐지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방통위 산하 위원회는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능에 따라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협의회, 공간정보참조체계협의체와 국가공간정보위원회, 국토해양부 산하의 국가교통데이타베이스협의회와 국가교통위원회 등은 통합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위원회가 당장 쉽게 폐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새정부 출범때마다 조직개편시 전 정권의 참모 역할을 해왔던 위원회부터 손질하려고 하지만 개별 법률개정 사안이라 폐지법률안을 각각 만들어야 하고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등 폐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중앙행정기관 성격의 국가인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조직은 인수위의 이번 '구조조정 대상 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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