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얼굴에 물 적셔 1시간 기어 탈출…대피문자 왔을땐 집 이미 활활"

경북 의성산불이 강풍을 타고 영덕으로 확산된 26일 오전 영덕읍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수 십여대의 차량이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2025.3.2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경북 의성산불이 강풍을 타고 영덕으로 확산된 26일 오전 영덕읍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수 십여대의 차량이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2025.3.2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영덕까지 옮겨가면서 산불을 피하려 1시간을 기어 대피한 주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KBS에 따르면 영덕 산불 이재민의 딸 A 씨는 "영덕군 화천리에 대피하라는 안내가 없었다"며 "집에 홀로 있던 어머니는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었는데 천천히 귀중품을 챙기던 중 산불이 몰려왔다"라고 밝혔다.

A 씨가 제보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약 10분 만에 온 집이 불길로 뒤덮였다. 그는 "갑작스러운 산불에 어머니는 도랑으로 대피했다"면서 "연기가 매우면 얼굴을 물에 적시면서 1시간을 기어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빠르게 번진 불길로 인해 영덕 일대는 통신이 마비됐다. A 씨 가족들은 한동안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연락이 안 되는 3시간 동안 엄청 걱정했다"며 울먹였다.

(KBS 뉴스 갈무리)
(KBS 뉴스 갈무리)

이어 "영덕은 고령의 인구가 많아 제보가 적어 영덕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보냈다"며 "21시경 대피하라는 안전 문자가 도착했는데 그때는 이미 집이 화마로 다 뒤덮였던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의성발 산불로 현재까지 영덕에서만 9명이 사망했고 영양 6명, 청송·안동 각 4명, 의성 1명 등 24명으로 집계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기준 경북 산불의 평균 진화율은 94%까지 올랐다. 최초 발화지인 의성 산불의 진화율은 98%까지 올랐다. 안동 산불은 진화율 90%, 청송 지역은 91%를 기록했다. 영덕의 경우 화선 108㎞ 중 100㎞에 대한 진화를 마쳐 93%를 보이고 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