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장 사임에 관저 앞 지지자 술렁…"대통령 지킨다 했는데" 탄식(종합)
'대통령 호위무사' 불렸던 박종준…윤상현, 집회서 결집 호소
- 남해인 기자, 김민재 기자, 장시온 기자
"대통령 지킨다 했는데"
(서울=뉴스1) 남해인 김민재 장시온 기자 =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10일 돌연 사직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대통령 지지자들은 당혹스러워하며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박 처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철통 방어해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렸다.
이날 관저 인근 루터교회 앞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 참가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무대에 올라 보수 성향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윤 의원은 "한 명 한 명이 경호 실력을 갖춰 대통령을 경호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마시라"고 거듭 말했다.
이에 현장에선 "역시", "경호처장 없어도 우리가 지키면 된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윤 의원의 발언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집회에 참가하던 한 70대 남성은 "박 처장이 사직했는지 믿기지 않았는데 의원이 말하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랑 상의해서 박 처장이 사표를 내기로 한 거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한 여성은 "대통령을 지키던 분이 사직했다고 하니까 걱정됐지만 우리가 길에서 막고 대통령을 지킬 거라 괜찮다"고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반면 한지혜 씨(61)는 "국회의원이 안심하라고 해서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탄핵 소추된 상황에서 국회의원 한 명이 안심하라고 해서 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박 처장의 사직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오후 5시쯤 관저 앞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
뉴스 속보를 휴대전화로 보고 있던 서 모 씨(56)는 "믿고 싶지 않다"며 "경호처장이 관두면 끝나는 거 아니냐"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집회 장소인 루터교회 앞 벤치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황 모 씨(61)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다. 박 처장 팬클럽에도 들어가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만 박 처장의 사직을 '헌신'으로 평가하며 두둔하는 지지자도 일부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있던 50대 여성 양 모 씨는 "압박 때문에 사직했다고 생각하진 않고 우리나라 법률에 따르기 위해 하는 헌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경호처는 이날 오후 "박 처장이 오늘 오전 경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비서관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박 처장의 사직서를 즉각 수리했다.
박 처장은 오전 10시 5분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해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다. 현직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히는 등 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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