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호위무사' 박종준 경호처장 사임에 관저 앞 지지자들 '탄식'

"관두면 끝난 거 아닌가" 지지자 망연자실…"헌신" 두둔도
'탄핵 찬성' 시민 "사직한다고 잘못 없어지는 거 아냐" 비판

전국 대부분 지방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텐트 안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5.1.1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장시온 김민재 기자 =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10일 돌연 사직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5시쯤 '박 처장 사직' 뉴스 속보를 휴대전화로 보고 있던 서 모 씨(56)는 "믿고 싶지 않다"며 "경호처장이 관두면 끝나는 거 아니냐"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집회 장소인 루터교회 앞 벤치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황 모 씨(61)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다. 박 처장 팬클럽에도 들어가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처장은 앞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철통 방어해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렸다.

다만 박 처장의 사직을 '헌신'으로 평가하며 두둔하는 지지자도 일부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있던 50대 여성 양 모 씨는 "압박 때문에 사직했다고 생각하진 않고 우리나라 법률에 따르기 위해 하는 헌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경호처는 10일 "박 처장이 오늘 오전 경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비서관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박 처장의 사직서를 즉각 수리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해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다. 현직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히는 등 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었다.

전국 대부분 지방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5.1.1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불과 약 170m 떨어진 곳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던 촛불행동 주최 집회 참가자들은 놀라면서도 "잘된 일"이라며 환호했다.

기자가 박 처장의 사직 소식을 언급하자 눈이 휘둥그레지던 함헌규 씨(68)는 "처장이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있을 줄 알았다"며 "시민들이 이렇게 나와 탄핵 찬성 목소리를 내니 압박을 느낀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50대 여성 정 모 씨는 "박 처장이 도망가는 것 같다"며 "잘된 일이지만 사직한다고 해서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