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불안…尹 체포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경호처 직원의 메시지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에 출석한 가운데, 한 경호처 직원이 지금의 상황에 괴로워하며 심경을 토로했다.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경호처 내부의 불안함이 엿보이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종배는 "어제 신원을 밝힐 수 없는 한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의 지인이 경호처 직원인데 윤석열 체포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에 괴로워하며, 그 심경을 적은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왔다"며 그 메시지를 공개했다.
다만 메시지에서 경호처 직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은 삭제했으며, 일부 표현을 다듬었다고 한다.
해당 직원은 "현재 근무 중이다. 춥고, 불안하다. 공조본에서 올 것 같은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대다수 직원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한남동 관저)에 있다.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까 서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크다"며 "지휘부는 어차피 무너지면 자기들도 끝이라 발악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직원은 "경호처 특성상 대다수 직원은 마지못해 감수하고 있다. 같이 하지 않으면 비겁자로 낙인찍힐 수 있어서"라며 "그냥 상황이 빨리 종료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동안 명예와 자부심으로 지켜온 경호처를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렸다. 이 상황이 정리되면 발본색원하고 경호처가 재건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3일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저지한 박 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고발에 따른 내란 혐의도 더해졌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26명에 대해서도 신원확인 요청 공문을 대통령경호처에 발송했다. 경찰은 "당시 불법행위 가담 정도 및 향후 불법행위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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