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번호로 '상습 노쇼' 노인…"같은 일로 업체 항의전화 17번" 도용 피해자 분통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도용한 번호를 대고 부동산, 식당을 돌며 상습적으로 노쇼한 노인의 정체에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7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3일 서울의 한 식당에 남성이 다음 날 오후 6시에 방문할 거라며 11인분의 식사 예약을 했다.

8년째 불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예약 당일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오기로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남성이 나타나지 않자 알려준 번호로 연락했지만, 웬 젊은 여성이 받았다.

A 씨는 남성에게 예약금을 받으려고 했지만, 예약금을 언급하는 순간 남성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해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남성은 길 건너 새로 지은 건물 6층에 들어온 IT 기업 관계자라고 설명하며 "직원 여러 명이 같이 식사할 거니까 미리 세팅 좀 해달라"라고 이야기했다.

비어 있던 건물에 새로운 사무실이 들어온다는 건 동네 주민밖에 몰랐던 사실이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예약을 받았다고.

A 씨가 변경 사항 있으면 연락 달라며 명함을 건네려고 하자 남성은 "연락처 다 알고 있으니까 주실 필요 없다"라고도 했다.

A 씨는 "인상이 너무 푸근한 할아버지였다. 동네에서 왔다 갔다 볼 법한 할아버지셨고 저희 가게에 방문한 적 있고 음식도 드셔봤다고 했다. 그런 동네 분이니까 별 의심을 안 했다. 안 오셔서 전화하니까 안 받아서 그때 싸하더라. 다시 전화를 두 번 했더니 세 번째에 여자가 전화를 받더라"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노쇼 남성은 자신의 번호가 아닌 도용한 번호를 알려줬던 것. 번호 도용 피해자인 여성 B 씨는 지난해부터 9개월 동안 17차례 정도 이 같은 연락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B 씨는 "10번도 넘게 그분 때문에 전화를 받았다. 제 번호가 아니라서 다시 한번 알아보셔야 할 것 같다. 식당이 제일 많이 전화 오고 부동산도 전화 오고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약 때문에 항상 전화가 왔다. 일부러 그러시는 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 번호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사건반장'을 통해 "처음에는 식당이 아니라 부동산이었다. 누가 명함을 제 번호로 잘못 팠구나 생각했는데 계속되다 보니 이상했다. 이분이 악의적으로 번호를 쓰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B 씨는 "여태까지 직접적인 피해가 없어 넘어갔지만 이제는 사장님들의 피해도 커지고 나도 괴로워 영업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왜 이렇게 할 일이 없는 인간들이 많냐. 제발 힘들게 사는데 이러지 마십시오", "무조건 잡아서 처벌하시길", "예약금으로 시비 거는 사람은 애초에 받으면 안 되는 손님이다", "의도가 뭐든 번호 도용까지 한 건 고의로 보인다. 민사 소송까지 제기하길", "얼굴 좀 공개하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