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부위 아프다고 뺨 때린 환자…맞고도 웃는 거 어렵다" 간호사 '씁쓸'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70대 환자에게 뺨 맞은 간호사의 하소연에 누리꾼들의 응원과 공분이 쏟아졌다.
간호사라고 밝힌 A 씨는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방금 환자한테 뺨 맞았다"며 겪은 일을 토로했다.
그는 "70대이신데 평소엔 착하시나 통증에 민감하신 분"이라며 "드레싱 꼭 해야 하는 부위여서 했는데 아프다고 뺨 때리셨다. 현타 너무 세게 온다"고 적었다.
이어 "대체 어떻게들 견디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도 성격 좋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이 생활 계속하면 내 성격이 변하는 것 같아서 요새 좀 스스로 두려워지기 시작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오늘 같은 일이 또 일어났을 때 오늘처럼 웃으면서 대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짜 쉬운 게 없다지만 맞고도 웃는 거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누리꾼들이 "보호자한테 말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 환자 폭행죄로 신고해라" 등 반응을 보이자, A 씨는 "보호자 오실 때 폭력적인 성향을 띈다고 말하긴 한다. 근데 보호자가 너무 착하셔서 죄송하다고 하면 이분이 무슨 죄인가 싶다. 또 환자인데 고소하면 고소하는 대로 난리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병원 오시면 (간호사들한테) 잘 대해줘라"라고 부탁했다.
A 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환자가 아프다고 간호사가 맞아야 하는 이유가 되진 않는다", "생각만 해도 멘탈 나갈 것 같다", "병원에선 저게 일상이다. 저걸로 법적 조치 취하겠다고 하면 내가 이상한 사람 된다", "진료 전에는 간호사한테 쌍욕 하다가 막상 진료실 들어가면 굽신거린다", "돈 많이 줘도 간호사 일은 못 하겠다", "성희롱과 무시가 일상이다", "아무리 의료인을 향한 폭언, 폭행이 의료법 위반이라고 해도 오히려 더 큰 소리 낸다. 윗선에서는 '네가 뭔데 시끄럽게 하냐'는 반응이다", "병원에서는 일 키우는 거 싫어해서 조용히 넘어가자고 할 거다", "기운 내고 힘내라" 등 댓글을 남겼다.
특히 한 누리꾼은 "남을 도와주는 직업은 왜 이렇게 천대받는지 모르겠다. 도와주는 존재를 무조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약자로 여기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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