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3명 중 1명 "시내버스·마을버스, 배차간격 줄여야"
서울시, 3만2000명 대상 설문…'개선 1순위' 꼽혀
배차간격 단축 여의치 않아…버스 종합 만족도 '역대 최고점'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민 약 30%가 시내버스·마을버스 배차간격 단축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차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력 채용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준공영제를 통한 수익 보전 없이 유지되기 어려운 시장 상황상 채용 확대는 사실상 어렵다.
3일 서울시의 '2024년 버스서비스 만족도 조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이용객 가운데 21.2%, 마을버스 이용객 가운데 22.0%가 11개 선택지 중 가장 개선이 시급한 사항으로 '배차간격 조정'을 꼽았다. 시내버스는 1·2순위로 '배차간격 조정'을 선택해 그 비율을 합하면 32.6%였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관내 정류장에서 직접 시내버스·마을버스 이용객을 대상으로 이번 설문을 진행했다. 시내버스 1만 9000명, 마을버스 1만 3000명 총 3만 2000명의 버스 이용객이 설문에 답했다. 설문지는 총 18문항이다.
시내버스는 '배차간격'(21.2%)에 이어 '운전기사의 안전운행'(15.3%) '버스 운행의 정시성'(9.9%) '차량 혼잡도'(9.5%) '차량 내부 냉난방 시설'(9.2%)이 가장 개선이 시급한 사항(1순위)으로 꼽혔다.
마을버스는 '배차간격'(22.0%)에 이어 '차량내부 청결상태'(12.5%), '운전기사 안전운행'(11.7%), '차량시설 노후'(10.0%), '차량내부 냉난방 시설'(9.2%) 순이었다.
서울 시민들은 배차간격 단축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으나 시내버스·마을버스 모두 배차간격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마을버스는 긴 근무시간과 적은 임금으로 기사들이 집단 이탈해 필요한 운행 횟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운행표에 따른 원활한 운행을 위해 대당 2.2명씩 총 3500명의 마을버스 기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 이보다 600명 부족한 2900여 명만이 운행 중이어서 계획된 배차 간격을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내버스의 경우 적정 인원을 넘는 1만 7000여 명의 기사가 현직에 있는 만큼 계획된 시간표대로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수준보다 배차 간격을 줄이려면 인력 채용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다만 준공영제를 통한 수익 보전 없이 유지되기 어려운 시장 상황상 채용 확대는 사실상 어렵다.
국토교통부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서울시가 버스 기사의 휴식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기사들은 이미 용변 등 최소한의 휴식을 위한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도 현행 법령에 따른 운수종사자 휴식 시간 보장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보고서는 '제안이 갈등에 가로막힌 만큼 인력 지원 등 배차간격을 조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시내버스·마을버스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각각 85.57점(100점 만점), 83.69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갱신하며 2020년 이후 지속적인 우상향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버스는 전년대비 1.64점, 마을버스는 1.65점 증가했다.
특히 시내버스는 '내외부 환경'(시내 86.96점, 마을 85.19점)이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마을버스는 '이용정보 안내'(85.85점)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210개 버스회사(△시내 64 △마을 140 △공항 4 △시티투어버스 2) 대상으로 △쾌적성(내외부 환경, 실내 상쾌함, 차량관리, 적정 온도 유지), △안전성(교통약자 배려운행, 승객 안전 확보, 정속운행, 안전운행, 법규 준수) △신뢰성(지정장소 정차, 친절응대, 이용정보 안내, 운행 정시성)을 평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설문에서 확인한 시내·마을버스 체계에 대한 시민 인식을 바탕으로 강점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은 더욱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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