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앞둔 삼촌과 숙모, 자식 뒷바라지에 첫 여행 가신 건데" 눈물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추락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탑승자 대부분이 광주·전남 지역민이면서 가족과 친지 단위로 구성된 여행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슬픔이 커지고 있다.
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가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아 폭발했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탑승했으나 2명 만이 구조됐다.
해당 항공기는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무안을 출발한 3박 5일 일정의 방콕, 파타야 왕복 여행 전세기의 귀국편이었다. 소중한 이들과 연말 여행을 즐기려는 가족과 친지, 직장동료 단위 승객들이 많았다.
30일 BBC뉴스 코리아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유족 송종훈 씨는 처가 쪽 삼촌과 숙모님의 사고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무안공항으로 차를 몰고 왔다고 했다.
송 씨는 "지금도 안 믿긴다. 아침을 울음으로 시작해서 저도 오면서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삼촌하고 숙모님을 마지막으로 뵌 지 세 달 정도 된 것 같다. 삼촌께서 3월이 퇴직이라 두 분이 여행 가신 거다. 자식들 뒷바라지하시느라고 여행도 제대로 못 가셔서 해외여행도 제가 알기로는 처음 가신 걸로 아는데 그게 마음이 안 좋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사고 발생 12시간 만에 DNA 검사가 시작됐다"고 답답함을 호소하며 "다른 유족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원 확인이 빨리 이뤄져서 얼른 장례를 치르는 걸 최우선으로 원한다"고 목멘 소리로 말했다.
국토교통부 등은 전날부터 지문 감식을 통해 이번 참사 희생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망자 시신은 지문 감식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이 심각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syk1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