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착륙 못하나 봐 갑자기 전화하래…사랑해" 그날 마지막 문자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과정에서 폭발해 179명이 숨진 가운데, 탑승객 중 한 여성이 엄마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 2216편에 탑승한 여성이 어머니에게 보낸 카톡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여성은 이날 오전 9시 1분쯤 "엄마 비행기에 새가 껴서 착륙을 못하나 봐. 갑자기 전화하래"라며 어머니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자, 여성은 "안 받아가지고 카톡 남겨. 엄마 사랑해"라고 보냈다.
해당 메시지를 본 누리꾼들은 "정말 기장이 전화하라고 한 건가. '사랑해'라는 말에 가슴이 찢어진다", "세월호 문자들이 떠오른다. 너무 슬프다", "저분은 저 문자를 보낼 때 얼마나 무서웠을까", "마지막 인사일 수도 있어서 연락하라고 한 걸까. 전화 못 받으신 어머니 마음은 상상도 못 하겠고 눈물만 난다", "가슴이 먹먹하다", "마음 아프다" 등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일각에서는 해당 메시지가 조작됐다고 봤다. "관제탑에 '메이데이' 말하고 2분 뒤에 사고 났다. 그 긴급한 순간에 휴대전화 켜고 가족에게 전화하라고 했다는 게 말이 되냐? 누군가 지어낸 얘기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은 "'메이데이' 교신한 건 사고 2분 전이지만, 그 전에 착륙 시도 반복하면서 기장도 위기 상황 예측하고 사무장정도 되는 분한테 지시해서 방송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동시에 온라인상에서는 "기장이 휴대전화 켜고 전화하라고 했다더라"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다.
해당 여성 외에도 이 항공기에 탔던 또 다른 탑승객은 오전 9시 가족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 못 하는 중"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가족이 "언제부터 그랬냐"고 묻자, 이 탑승객은 1분 뒤 "방금. 유언해야 하나?"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후 사고로 이어진 듯 탑승객은 "어쩐대? 왜 전화가 안 돼?"라고 걱정하는 가족의 마지막 카톡을 읽지 못했다.
한편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로 발생한 엔진 이상이 꼽힌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내년 1월 1일 오전 5시까지 폐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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