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참사였나…SNS엔 "제주항공 기체 결함" 증언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원들 증언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여객기 탑승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독자 제공) 2024.12.29/뉴스1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사상자가 크게 발생한 가운데, 이번 참사가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이 열악했으며, 기존부터 기체 결함이 잦았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2월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항공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며 "사장 하나 잘못 데려와서 정비, 운항, 재무 모두 개판 됐다"고 적었다. 이어 "요즘 다들 다른 항공사로 탈출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항공 정비사들이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타 항공사 대비 무리한 업무를 담당하는 등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원래부터 기체 안전이 위태로웠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주항공 정비사라고 밝힌 B 씨는 "정비사들은 야간에 13~14시간을 일하며, 밥 먹는 시간 20분 남짓을 제외하면 쉬는 시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B 씨는 "타 항공사 대비 1.5배 많은 업무량과 휴식 없이 피로에 절어서 대우받지 못하는 사람이 정비하는 비행기를 타시는 것"이라며 "언제 큰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항공정비업계에서는 '제주항공에서 2년 버티면 어디서도 버틸 수 있다'는 말이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갈무리)

최근 들어 비행기 정비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제주항공 직원 C 씨는 블라인드에 "어제랑 오늘 새벽에 걸쳐서 (정비 사고가) 벌써 3건인데 직원분들 고생 많으셨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C 씨는 "어제 국내선 하나 (정비 사고가) 터져서 종일 연쇄 지연됐다"며 "다낭, 푸꾸옥 비행기도 램프리턴했다"고 주장했다. 램프리턴은 항공기가 이륙 전 다시 터미널이나 주기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분쯤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착륙 과정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가 미작동한 여객기는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부족한 활주로 길이에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아 폭발됐다.

탑승객 181명 중 2명이 구조된 가운데, 소방 당국은 생존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여객기 꼬리 부분에서 30대 승객 1명과 20대 여성 승무원 1명을 구조해 목포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여객기는 방콕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8시 30분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216편이다. 여객기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해 있었다.

29일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 여객기 내부에 비치된 책자 등이 나뒹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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