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엄 설계·햄버거 회동'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첫 조사

경찰, 지난 24일 노 전 사령관 구속 송치…내란 등 혐의
檢, '선관위·의원 체포조' 및 '계엄수첩' 진위 파악 박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12.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기획하고 국군정보사령부에 사조직까지 만든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6일 오후 형법상 내란 등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을 구속 송치 후 처음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24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검찰은 노 전 사령관에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 사전 협의, 이른바 '계엄 수첩'의 작성 경위, 국군 정보사령부 내 사조직 '수사2단'의 구성 및 부여 임무 등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 전력으로 불명예 전역한 노 전 사령관은 예비역 신분으로 김 전 장관과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기획하고 이를 일선 장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그는 비상계엄 이틀 전 정보사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문상호 국군 정보사령관(소장), 정보사 소속 정성욱·김봉규 대령과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 등 계엄 시 활동 사항을 논의한 의혹을 받는다.

노 전 사령관은 1차 회동에서 정보사 소속 김봉규·정성욱 대령에게 수사2단 구성을 위한 인력 선발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계엄 당일에도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예비역 대령) 등과 만나 정보사 내 노 전 사령관의 사조직 '수사2단' 구성을 논의했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모임에선 구 여단장과 방 기획관이 각각 단장과 부단장으로 거론됐고, 현역 군인 60여명이 포함된 조직도와 인사발령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이 지난 15일 확보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국회 봉쇄'라는 표현과 함께 주요 정치인 등을 '수거 대상'으로 표현하며 체포조 운용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경찰은 수첩에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표현도 있다고 확인했다. 오물풍선 원점 타격 등 김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계엄을 위해 북한을 자극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시작으로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의 계엄 기획의 실체를 밝힌 후 이르면 오는 27일 김 전 장관을 먼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전망이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