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버무리기만 도와줘"…3시간 '김장' 시키고 3만원 쥐여준 알바사장에 '현타'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김장 김치 버무리는 것만 도와달라는 사장 부탁에 갔다가 3시간 동안 일하고 3만 원밖에 못 받았다는 아르바이트생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장시키고 3만 원 준 사장님, 현타 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 1개월 차라고 밝힌 A 씨는 최근 사장으로부터 "주말에 김장하는데 와서 아르바이트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A 씨가 "허리디스크가 있어서 무거운 걸 못 든다"고 사정을 설명했지만, 사장은 "무거운 거 들 일 없고 버무리는 것만 도와주면 된다. 아르바이트비 주겠다"고 제안했다.
A 씨는 사장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었지만,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눈치를 보다가 김장을 도와주러 갔다고 한다.
그러나 "배추 다 절여서 씻고 물기 빼놓을 거니까 와서 버무리기만 하면 된다"는 사장의 말과 달리 A 씨가 도착했을 땐 배추를 씻어서 건지고 있었다고. 이어 사장은 A 씨를 보자마자 앞치마를 주면서 "건진 배추는 안으로 들여놓아라"라고 지시했다.
A 씨는 "제가 쌀 10㎏ 정도는 잘 드는 사람인데 배추는 최소 20㎏ 되는 것 같더라. 얼떨결에 등 떠밀려서 그거 다 옮기고 배추 헹구는 것까지 도왔다"라며 "버무릴 때는 맨바닥에 앉아서 하라더라. 간이 테이블에서 서서 버무리면 안 되냐니까, 거긴 사장님네 어머니 자리라고 했다"고 황당해했다.
이어 "디스크 있으면 알겠지만, 서 있는 것보다 앉아있는 게 1000배는 더 아프다"라면서 "(사장님네 어머니가) 저 보고 빨리하라고, 아르바이트생이 왜 이렇게 손이 굼뜨냐고 소리쳤다. 사장 친구인지 동생도 옆에서 계속 잔소리했다"고 속상해했다.
3시간 뒤, 김장이 마무리될 때쯤 사장은 A 씨에게 앞치마 벗고 집에 갈 준비를 하라고 했다. 동시에 A 씨 손에 3만원을 쥐여주면서 "오늘 고생했다. 이건 알바비다. 이거 좀 더 마무리하고 수육 먹고 갈래?"라고 말했다.
A 씨는 곧장 집으로 갔다며 "돈도 안 주고 마무리 직접 부려 먹을 생각인 것 같아서 그냥 나왔다. 집 오는 길 내내 허리 붙잡고 울었다. 밤엔 다리까지 저려서 새벽에 깨고 진통제 먹었다"고 토로했다.
이튿날 A 씨는 도수치료로 5만원을 썼다며 "눈치 보다가 거절 못한 내 탓이다 싶으면서도 3만원 쥐여준 그 얼굴 생각하니까 침 뱉고 싶다. 사장 얼굴 꼴 보기도 싫고 그동안 최저시급 받아 가며 남들보다 2~2배 일해줬더니 날 완전 호구로 봤나 싶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고깃집 서빙이야 최저시급인 거 이해한다지만, 누가 김장 알바를 최저시급 주고 쓰냐? 20㎏짜리 배추 수십차례 옮기고 버무리고 김장 통 나르고 3시간 동안 개고생해서 겨우 3만 원 받았다. 아르바이트 그만두는 게 맞겠죠?"라고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애를 저렇게 부려 먹었으면 고기도 먹이고 김치 좀 싸서 보내지. 인정머리 없다", "악덕 업주다. 3만 원은 차비지", "그런 인색한 사장 밑에서 일하지 말라", "그렇게 몸 버리면서 일하면 나중에 병원비가 더 나온다" 등 A 씨를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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