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건물주 시부 돌보는 며느리 "시누이가 CCTV 설치, 감시하냐"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치매 시아버지를 돌보게 된 여성이 시누이가 CCTV를 설치해 감시당하는 기분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매 시아버지 돌보는데 집에 CCTV 설치한 시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시아버님 건물에 시부모와 위아래층으로 10년 넘게 살았다. 그러다 어머니가 올해 초 치매로 요양원 가시고 그즈음 아버님이 뇌경색이 와서 거의 치매 환자처럼 되셨다"라고 운을 뗐다.
A 씨는 "소변은 항상 세탁실에서 보고 대변은 다행히 화장실인데 가끔 세탁실에 실수한다. 옷 갈아입거나 씻는 건 남편이 돕는다. 남편은 아버님 집에서 생활하고 저는 아이들과 위층에서 생활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모든 식사는 항상 제가 차린다. 건물 1층에서 가게를 해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식사나 간식 챙겨드린다. 일하면서 초등학생 아이 둘을 챙겨야 해서 아버님 챙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라고 털어놨다.
갈등은 시누이가 아버지를 보겠다며 집에 CCTV를 설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A 씨는 "2명의 손위 시누이는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를 챙긴다고 집에는 한 달에 두 번 올까 말까 하는데 자기들이 아버님 얼굴 본다고 아버님 집에 CCTV를 설치해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왔다갔다 하는데 감시받는 기분이 불편해서 CCTV를 계속 껐다. 시누이는 오기만 하면 CCTV를 켜놓고 저는 끄고. 오늘은 켜져 있는 CCTV를 보고 기분이 나빠서 시누이한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이에 시누이는 "내 아빠 집에 설치했고 내 아빠 얼굴 보려고 하는 건데 네가 상주하지도 않으면서 왜 참견이냐"며 "아빠 혼자 있을 때 뭐 하는지 보는 거고 갑자기 아빠가 쓰러지거나 불이 나거나 할까 봐 본다"며 불쾌해했다.
A 씨는 "그렇게 보고 싶으면 얼굴은 와서 보고 카메라는 끄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저보고 이상하다고 난리다. 저는 카메라를 설치한 시누이가 이상하다. 남편은 누나들한테 말도 제대로 못 한다. 제가 이상한 거냐"라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감시하기보다는 노인 혼자 놔두면 무슨 일 생길지 몰라서 그러는 거다", "본인 있는 시간에 끄고 시아버지 있을 때만 켜놓는 거로 합의하면 되지 않냐", "CCTV는 경험상 있어야 한다. 무슨 일 생기면 책임질 수 있나.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 그게 싫으면 앞으로도 챙기지 마라", "찔리는 게 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A 씨는 "CCTV는 찔리는 게 있어서 끄려던 게 아니다. 주보호자는 나이고, 본인 아버지를 본다는 이유로 같이 생활하지도 않고 자주 오지도 않으면서 CCTV로 내 생활을 들여다본다는 게 꼭 요양보호사 감시하듯 느껴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CCTV가 꼭 필요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CCTV는 다시 켜놨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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