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화재 때 뒤집혔던 에어매트…소방 표준작전절차에 활용법 생긴다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지난 8월 '부천 호텔 화재' 당시 공기안전매트(에어매트)로 뛰어내렸던 2명이 사망한 이후 소방청이 에어매트 활용과 관련한 별도의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은 내년 초 표준작전절차(SOP)에도 포함해 필요할 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소방청에 따르면 에어매트 활용법을 포함한 '고층건물 인명구조 현장 대응 지침'이 지난달 27일 각 소방서에 하달됐다. 내년 1~2월 이 지침을 SOP에 포함하기 위한 개정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간 보조장비로 활용하던 에어매트 활용법을 별도로 명시한 것은 지난 부천 호텔 화재 당시 영향이 컸다. 사고 당시 10층 이상용 에어매트가 정상 설치됐으나 여성 투숙객이 모서리로 떨어지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혔고, 뒤이어 남성 투숙객이 뒤집힌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2명 모두 사망했다.

특히 소방청 차원의 통합 지침 없이, 소방서별로 에어매트를 구매한 뒤 제조사별 설명서에 따라 훈련을 진행해 왔던 점이 논란이 됐다. 소방청은 이에 별도의 지침을 만들고, 각 소방서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지침에는 에어매트 설치 여부는 현장지휘관이 결정하되, 건물 외벽에 추락이 임박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구조가 불가한 경우에 한해 전개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구조대상자가 낙하 신호 전 뛰어내리지 않도록 안전요원을 별도로 지정하고 확성기로 통제한다. 안전요원은 구조대상자에게 확성기 등을 통해 정확한 낙하 방법과 지점을 고지해야 한다.

이번 지침에는 주의 사항도 따로 명시됐다. 구조대상자 신체 조건에 따라 낙하 예상지점을 결정하기 어렵고 낙하 이후 에어매트가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용 높이 제한 및 결착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또 5층 이상 사용은 안전성이 결여돼 있어 구조대상자의 높이에 맞는 안전매트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성에 비해 노약자나 여성은 건물 외벽에서부터 낙하 이격거리가 짧은 경우가 있으니 신체 조건을 고려해 위치 선정을 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완강기 등 다른 탈출 수단이 없을 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고층건물 화재 때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했고 SOP에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이와 함께 에어매트 장비에 필요시 매트를 고정할 수 있도록 결착용 고리를 부착하고 중장기적으로 신소재 등을 활용해 충격 흡수력 등을 강화한 추락사고 안전 대응 장비 개발을 추진한다.

또 부천 화재 당시 사용된 에어매트의 사용 연한이 논란이 된 만큼, 소방청은 내용연수가 1년 이상 지난 공기안전매트는 폐기하는 등 소방 장비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