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소설 공모전' 열었다 뭇매→취소…"이런 식으로 소비? 이해 안된다"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웹소설 플랫폼 '모픽'이 계엄령을 소재로 한 소설 공모전을 열었다가 비판이 일자 취소를 결정했다.
모픽은 16일 "계엄령만큼 핫한 소재가 있나?"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 '계엄령'을 소재로 한 소설 공모전이 시작된다"고 공지했다.
주제는 △계엄 상황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계엄 직전의 대통령으로 빙의한 이야기 △말단 계엄군으로 환생한 이야기 △계엄군에 피해입은 시민의 이야기 등 계엄 상황이 들어간 이야기라면 모두 가능하다.
온라인상에서는 "계엄이란 무거운 걸 가볍게 해서 2차 계엄 꿈나무 양성하려고 하나", "저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주제가 아니라 계엄을 주제로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 안 돼서 할 말이 없다", "이런 식으로 소비할 일 아니다", "저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도 신기하고 저걸 채택된 것도 신기하다", "제정신 아니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모픽은 17일 공식 SNS를 통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비상계엄 사태를 더욱 신중하고 무겁게 다뤘어야 하는 점에 대해 통감하며, 저희의 부족한 고민과 접근 방식으로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입장문을 올렸다.
이어 "과거의 시대와 달리 계엄을 통해 느낀 공포와 두려움, 슬픔을 창작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더 많은 이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획과 표현 방식에 대해 더욱 충분한 검토를 하지 못한 점, 이에 따라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계엄이라는 무거운 역사적 사태를 하나의 소재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점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끝으로 "공모전 소재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소재의 시대적, 사회적 의미를 검토하는 과정을 갖겠다. 최대한 많은 인원들이 소재의 적절성에 대해 검토할 수 있게 내부 피드백 채널을 운영하며 사전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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