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보수단체 집회서 검찰 尹 재소환 소식에 "감히" 발끈
"계엄령 옳았다" "김건희 힘내라"…행인 반응에 참가자들 항의도
광화문·중앙지법서도 집회…"한동훈은 배신자, 이재명 구속하라"
- 남해인 기자, 김종훈 기자, 유수연 기자, 이강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김종훈 유수연 이강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절차 돌입 첫날인 16일 비상계엄의 이유로 제시했던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무효 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지난 4·10 총선이 조작된 부정선거라는 사회자의 말에 "맞다", "계엄령 선포는 옳았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 힘내라"는 구호도 빼놓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언급하며 큰 소리로 욕설하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참가자들은 "앞에 와서 해보라"고 격렬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너편에서 집회 모습을 보고 이어폰을 꽂았던 최 모 씨(27)는 "외국인도 많이 다니는 곳인데 국가 이미지가 좋지 않아질까 걱정이다. 시끄러워서 이어폰을 착용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이 두 명과 손을 잡고 걸어가던 김 모 씨(39)는 "이 동네에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모여있는데 저렇게 집회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위험해질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은 폴란드인 남성 오스카는 집회 모습을 어두운 표정으로 바라보면서도 "비상계엄은 미친 거라고 생각하지만 시위는 민주시민의 권리이기 때문에 동의한다"고 했다.
종로구 광화문역 동화면세점 앞에서도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이 아끼던 사람인 한덕수 국무총리를 지지한다"는 사회자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이들은 "한동훈(국민의힘 전 대표)이 오늘 쫓겨났다"며 환호했고, 검찰이 이날 윤 대통령에게 2차 소환을 통보한 것에 대해선 "감히 대통령을 소환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서울중앙지법 앞에도 모였다. 이들은 "한동훈은 배신자"라며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헌법재판소 앞 300명,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2500명, 중앙지법 앞 300명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0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소집으로 6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여하는 재판관 회의를 열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의결서가 헌재에 접수된 이후 탄핵 심판에 참여할 재판관 전원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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