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교수 "'尹, 술 먹고 계엄' 웃을 일 아냐…애주가, 리더 돼선 안돼"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폭음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현재 정상적인 인지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봤다.
정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에 '정희원 교수가 말하는 리더의 자질'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섬네일에는 "당신이 그러고도 리더가 맞습니까?"란 문구가 더해졌다.
영상에서 정 교수는 "어수선한 시국"이라며 "노년내과 의사로서 또 저속노화에 대해서 알리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생활 습관과 음주, 자기돌봄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분께 다시 한번 말씀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절대로 정치적인 의도가 드러나지 않도록 해왔는데 지금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사회 또는 기업의 리더가 왜 수신(修身)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 왜 자기 돌봄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에 대해 준비했다며 "특히 술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고속 성장을 경험하던 60~90년대에 일은 일대로 힘들게 하고 또 밤에 미친 듯이 즐기고 그러면서 건강은 챙기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법조인들께서도 굉장히 열심히 술을 드시는 것 같다"며 "최근에 한 검사인 선배분과 저녁을 같이 할 자리가 있었는데 요즘에도 검사분들께서 그렇게 미친 듯이 술을 마시냐고 여쭤봤더니 그렇다고 하시더라"고 했다.
정 교수는 "만성적인 음주를 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판단력이 떨어지고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이런 분들께 우리가 나라를 맡기고 있었던가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며 중책을 맡은 이들의 습관적 음주를 비판했다.
그는 "술을 마실 때마다 전두엽을 면도칼로 긁어낸다고 생각하셔야 한다"며 "이런 변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뇌가 지저분한 상태, 충동 조절이 안 되는 상태, 도파민 중독에 빠진 상태가 된다. 심지어 여기에 권력이 붙게 되면 별다른 자극이 아니더라도 나한테 조금만 반하려고 하면 대로(大怒)하는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태가 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고 복잡한 사안을 제대로 이해할 가능성이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보통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뇌 건강을 잃으면 아무리 젊었을 때 반짝반짝하는 영민함을 가진 사람이더라도 50~60대가 됐을 때 의사결정의 질이 떨어질 수가 있는데 이게 어느 정도나 떨어지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이 돼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매일 폭음을 하고 회복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신체 기능을 또는 인지 기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리더가 우리나라를 만약에 독재하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 5000만 국민은 사실은 음주 운항을 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 우리나라의 키를 쥐고 있는 분께서는 제가 봤을 때는 고위험 음주 이상의 알코올을 상용하시는 분이시고 이와 연관돼 있는 모든 건강과 관련된 파라미터들이 제가 봤을 때는 거의 알코올 의존 내지는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상태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또 "어떤 분들은 그냥 저녁에 술 한잔한 상태로 이런 의사결정을 한 게 아닐까 우스개로 넘기는 식으로 인터뷰한 것들도 봤는데 사실은 제가 봤을 때는 오히려 이런 것은 기본적으로 리더가 갖춰야 할 수신의 자세를 어기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며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법조인들도 그렇고 의사들도 그렇고 그동안 술을 때려 마셨던 많은 분께서 빛을 잃었고 그런 분들이 또 위에 올라가셔서 사회의 성장과 발달에 올바르지 않은 여러 가지 의사결정을 하시고 계신 것"이라며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술에 대해서 너무 관대했다. 더 이상 술을 먹고 벌이는 여러 가지 나쁜 의사결정들이 해프닝 또는 웃고 넘길 거리로 치부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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