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엄 후 5일 만에 장관직 사임…"국정 공백 안 돼"(종합)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사의를 표명, 수용됨에 따라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계엄 사태 후 5일 만이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지 3일 만이다.

이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제 행안부 장관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국정의 공백과 혼란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 자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날 행안부는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그 사의가 수용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 장관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예정됐던 국민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하고 울산시청 본관에서 중앙·지방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그러다 그는 회의 도중 갑자기 퇴장, 서울로 향해 계엄 선포와 관련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5시간 30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된 후, 4일 오전 4시 30분 열린 국무회의에도 자리했다.

이 장관이 계엄 선포에 동의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야당은 비상계엄 과정에 이 장관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사람은 행안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다. 이 장관과 김 전 국방부 장관은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동문인 '충암파'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일 윤 대통령과 이 장관, 김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죄로 고발하고 이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의 위헌적, 위법적 비상계엄을 내란죄로 단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0일 이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할 계획이었다.

이 장관은 2022년 5월 취임, 윤 정부 내 최장수 장관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을 이유로 야당이 탄핵안을 가결시켰으나 헌법재판소가 심판 청구를 기각해 직에 복귀했다. 탄핵 절차로 직무가 정지된 167일을 고려해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재임 기간이 비슷하다.

하지만 결국 계엄을 계기로 '최장수 장관' 대신 '탄핵 장관'으로 941일 만에 불명예스럽게 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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