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150분"…헬기 타고 나타난 계엄군에 긴장, 결말은 '환호'
尹, 오후 10시30분 긴급 브리핑 열어 비상계엄 선포
국회 앞 "문 열어라" "윤석열 체포" 시민·경찰 대치
- 남해인 기자, 김예원 기자,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김예원 홍유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약 2시간 30분 만인 4일 오전 1시 3분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의사당이 통제되고, 정문 앞에선 경찰과 시민의 대치가 이어지며 긴박했던 시간이 흘렀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10시 28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11시 2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인근에는 경찰과 국회 경비대가 출입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정문 앞을 막아선 경찰에게 "이게 나라냐, 문을 열어라", "왜 못 들어가게 하냐", "아들딸에게 부끄럽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국회 정문 앞 차로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비상계엄 철폐하라", "민주주의를 지키자" 등 구호를 연신 외쳤다.
그러던 중 한 여당 의원이 국회로 진입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국민의힘이 한 일이 뭐가 있느냐" "부끄러운 줄 알라"며 항의했다.
국회 사무처 직원이 신분증과 명함을 내밀며 경찰에게 출입 허가를 요구하자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이 담장을 넘으려고 하자 경찰은 "담장을 넘지 말라"고 큰 소리로 경고했다.
11시 58분쯤 국회 상공에 헬기 3대가 선회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계엄 해제"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 거세졌다.
자정을 넘긴 4일 오전 0시 20분쯤 한 시민이 "다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하자 시민들이 돌아가면서 한 명씩 서서 발언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K1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본관으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인 0시 40분쯤 시민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로 구호를 바꿔 외치기 시작했다.
오전 1시 3분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계엄령 해제"와 "윤석열 탄핵" 구호는 결의안 가결 이후 "윤석열을 체포하라"로 바뀌었다.
시민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로 부둥켜안고 "확실한 거지"라며 재차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소식을 반겼다. 한 중년 여성은 "우리가 역사에 있었다"며 흐느끼고 안도했다.
"이제 집에 가자"는 음성과 "이제 용산으로 가자"는 외침이 엇갈렸다. 일부 시민들은 "아직은 불안하다"며 휴대전화로 국회 실시간 생중계를 지켜보며, 국회 앞 자리를 지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3일 밤 10시 30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하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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