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독수리식당' 통해 구조동물 방사…"잘 먹고 살아남길"
북부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독수리 자연 복귀 진행
'독수리 식당' 통한 방생, 생존률 향상 기대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경기도 북부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올해 5월 연천군에서 탈진한 상태로 구조된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지난 11월 30일 파주 '독수리식당(Vulture Restaurant)' 개장 행사에 맞춰 건강을 회복해 자연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2일 경기도 북부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인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제243-1호로 지정된 대형 맹금류다. 독수리는 사냥하는 이글(eagle)과 시체를 먹는 벌쳐(Vulture)로 나뉘며, 전 세계 2만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해 겨울 2000여 마리의 독수리(콘도르, Vulture)가 한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먹이 감소와 서식지 파괴 등의 이유로 먹이를 찾지 못하고 굶어 죽는 경우가 있어 민간단체들이 후원금과 자비로 먹이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개장한 독수리식당은 겨울마다 몽골에서 날아오는 독수리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장소다. 민간단체인 임진강생태보존회가 운영하며 임진강일대 자연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독수리식당은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운영된다. 현재 파주, 거제, 김해, 창녕, 통영, 철원, 고성 등 7개 지역에 있다. 국내에서 겨울을 나는 2000여 마리중 200~600여마리가 파주를 찾고 있으며, 독수리 식당은 매주 3회(화,목,토) 고기 600㎏ 정도를 급여하고 있다.
경기도 북부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관계자는 "구조된 독수리의 자연 복귀를 위한 방생지를 물색 중인 가운데, 임진강생태보존회에서 독수리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며 "이번 개장식에 맞춰 먹이를 공급하며 자연 복귀를 진행하면 적응에 더욱 도움이 될 거란 판단하에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구조된 독수리는 골절 등 외상은 없었으나 매우 마르고 비행 불가인 상태였다. 센터에서 치료와 재활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가게 됐다.
민미선 북부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독수리 같은 대형조류는 센터의 공간 제약에 따라 비행 능력을 평가하는데 제한이 따른다"며 "방생지에 먹이를 공급하면서 자연 적응을 돕는 단계적 방생(soft-release)을 하면 독수리의 적응에 더 용이하다고 판단해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자연으로 복귀한 독수리는 임진강 생태보존회원들이 자연 적응 정도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예정이다.
이연숙 경기도 동물복지과장은 "이런 지역 생태프로그램과의 연계는 독수리의 정착률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간기관과의 협력으로 야생동물 구조·보호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풍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도민들에게 생태 보전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겠다"고 전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