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등에 칼 꽂고 신났냐"…의사 커뮤니티서 집단 린치, 신상 털렸다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대학병원 소아과 예비 전공의였다가 현재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의사가 의사 커뮤니티에서 신상이 털리고 모욕당하는 등 집단 린치에 시달리고 있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익명의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해서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 사실 명예훼손, 각종 모욕과 욕설 등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어 도움을 구하고 싶다"며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인터넷상 집단 괴롭힘) 피해를 토로했다.

그가 공개한 의사 커뮤니티에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는데 맞나? ○○에서 인턴하고, 학교는 ○○. 동료 등에 칼 꽂고 신나? 숨어서 벌벌 기면서 하지 말고 떳떳하게 해"라며 A 씨에 대한 조롱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글에는 "애미 XX, 애비 XX", "자식 교육 잘못해서 죄송합니다. 더 두들겨 팼어야 하는데", "시XXX" 등 A 씨의 부모까지 비하하는 욕설 댓글이 쏟아졌다.

A 씨는 "괴롭힘은 제가 (일반의로) 근무를 시작한 지난달 7일부터였다"라며 "그 이유는 (의사) 커뮤니티 기준에 맞지 않은 근무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 하나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대 정원 증원 논란 당시 그만두지 않고 현장에 남은 의사·의대생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가 유포된 것을 언급하며 "'부역자', '감귤'이라고 부르며 박제하고 비난하는 일이 계속 일어났다. 처음에는 감귤이 수련의만 지칭했으니, 나중에는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촉탁의까지 비난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경제적으로 선택지가 없어져 근무를 시작했다면서 "저에 대한 음해를 주도하는 인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정당한 법적 처벌을 받길 원한다. 현재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가 진행 중인데,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매주 올라오는 글에 제 이름이 박혀 있고, 말도 안 되는 비난 글에 수백명이 추천을 누르고 저를 욕하고 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토요일마다 게시글이 올라와서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가슴이 쿵쾅거린다. 잠도 잘 못 잔다"고 하소연했다.

또 A 씨는 "직장 동료들은 모두 친절한데 그중 누군가가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있어 항상 주변을 살피고, 누구 앞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의식하고 있다"며 "필요에 의해 직장을 구했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려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수백명이 조롱하고 비난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괴로워했다.

이후 추가 진행 상황을 전한다던 A 씨는 "의사 커뮤니티에서 익명 보호를 이유로 제 메일에 답장하지 않더니 현재 해당 커뮤니티에서 강제 탈퇴 처리됐다"며 황당해했다. 그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냈으며 국민 청원도 올렸다면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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