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넘나들며 비틀…"음주냐" 물었더니, 차 속 조폭 "너 잘 걸렸다" 흉기질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에게 음주 여부를 물었다가 흉기에 찔렸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6시쯤 제보자 A 씨는 지인과 차를 타고 가던 중 앞 외제 차가 중앙선을 넘나들며 비틀대는 모습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음주 운전 의심 차가 안전하게 갈 수 있게 도와주려 차를 세우고 해당 차로 다가가 창문을 두드렸다.

A 씨가 "혹시 술 드셨냐"고 묻자, 차에 타고 있던 두 남성은 "그래 마셨다, 우리 조폭인데 너희 오늘 잘못 걸렸다", "교육해 줄게"라며 갑자기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들었다.

이들은 속칭 '이레즈미'로 불리는 온몸을 덮은 문신을 보여주며 흉기를 휘둘렀고 A 씨는 목에 4㎝ 깊이의 상처를 입었다. 또 일행은 얼굴을 맞아 안경이 부러졌으며 흉기에 팔을 찔렸다.

두려움에 떨던 A 씨 일행이 편의점으로 뛰어가 경찰 신고를 부탁하는 사이 가해자 일행은 타고 온 차를 타고 달아났다.

한 매체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경북 경산시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폭력 조직의 추종자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도 "가해자들이 문신을 보여 주면서 자기들이 조폭이라고 말했다"며 "폭력 조직에 속해 있거나 가까운 인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또 가해자 측의 증거 인멸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차 문을 잠그지 못하고 병원에 이송됐다가, (블랙박스를) 확인하러 갔더니 사건 발생 1시간 전까지의 영상만 남아 있었다"며 "관련된 폭력 조직원들이 블랙박스 영상을 지운 것 아니겠나"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한 조폭 조직원이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전하며 "몇 달 징역 살고 나오면 그만이다. 형들(가해자들)은 경찰이 관리하는 계보에 없어서 큰 사건도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운전자 최 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동승자 박 씨는 폭행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의사가 경동맥 근처를 깊게 찔려 잘못하면 죽을 뻔했다고 했는데, 왜 살인미수가 적용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이 미리 블랙박스 영상부터 확보해 줬다면 좋았을 텐데 미온적 수사에 대해 아쉽고 화가 난다"며 분노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목이 아니고 목뒤 쪽에 가벼운 상처가 난 것"이라며 "살인미수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