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셋인데 화장실 휴지통 없애라는 남편…무식한 짓이라고"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딸만 셋 있는 가정에서 화장실에 휴지통을 두면 더럽다고 생각하는 남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하소연이 전해졌다.
A 씨는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장실에 휴지통을 두는 것과 관련 남편과 다퉜다며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남편은 며칠 전부터 냄새나고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화장실 휴지통을 없애자는 임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편은 "요즘 친구들 집 가봐도 전부 화장실에 휴지통 없다. 휴지통 두는 건 늙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이나 하는 무식한 짓"이라고 주장한다고.
하지만 A 씨는 화장실에 휴지통이 있는 게 당연하고, 없는 게 오히려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A 씨는 "크기가 작은 휴지통을 쓰고 있고, 제가 하루에 최소 한두 번 비우기 때문에 냄새 안 난다"라며 "화장실 탈취제와 방향제, 환풍기도 있다. 오히려 손님이나 친구들은 화장실 향기 좋다고 방향제 제품을 사진 찍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기 수압이 약한 편이다. 남편은 공중화장실 가도 휴지통 없이 변기에 휴지 버린다고 괜찮다는데, 공중화장실 휴지는 집에서 쓰는 휴지보다 훨씬 얇고 물에 잘 녹는 거 아니냐? 우리는 비데 물티슈로도 변기가 두 번 정도 막힌 적 있다"고 적었다.
무엇보다 고등학생, 중학생인 딸만 셋인 집이라 위생용품을 버리는 게 신경 쓰인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저도 월경을 여전히 하는 중이라 집에서 월경하는 사람만 네 명"이라며 "아이들은 아직 일회용 생리대나 탐폰을 쓴다. 휴지통을 없앤다면 매번 그걸 들고 나와서 버려야 한다. 남편이 집에 손님도 많이 데리고 오는데, 아이들이 이걸 들고 나와 베란다 쓰레기통에 버리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집에서 열리는 모임도 부부 동반이라 남의 집 화장실에서 여성용품을 버릴 곳이 없어서 집주인에게 물어봐야 한다면 너무 민망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굳이 남편 친구들 앞에서 드러내고 싶은 일도 아니지 않냐"고 했다.
A 씨는 "애들도 월경할 때 불편할 것 같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남편은 꿋꿋하다"라며 "정 그러면 안방 화장실 휴지통만 없애자고 했더니, 꼭 거실 화장실 휴지통도 없애야겠다더라. 공중화장실처럼 여성용품 버리는 통만 두자고 해도, 휴지통이랑 다를 바 없어서 안 된다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주 정도 다툰 끝에 결국 남편이 휴지통을 없앴다고 한다. 참다못한 A 씨는 "그렇게 당신 마음대로 할 거면 이번 주부터 집에 손님 데리고 오지 말라. 전부 내쫓겠다"며 "버린 거 주워 오든지 사 오든지 해라"라고 언성을 높였다.
A 씨는 "한편으로는 없는 게 미관상 나은 것 같지만, 딸 둘 이상 있는 집이나 여성 손님 자주 오는 집 중에 휴지통 없애신 분들 계시냐? 이런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고 도움을 요청했다.
누리꾼들은 "머리카락이나 면봉 등 자잘한 쓰레기 생기면 바로 버리라고 휴지통 두는 거 아니냐", "매일 비우는데 뭐가 더럽다는 건지", "저런 걸로 무식하다는 사람이 더 무식하다", "집에 여자가 많은데 남편이 너무 이기적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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