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에 식은땀 '줄줄'…"노약자석 앉았더니 할아버지가 욕설" 눈물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생리통을 심하게 앓는 여성이 고통을 참지 못해 지하철 교통약자석에 앉았다가 할아버지에게 욕설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여성 A 씨는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제가 이 일의 당사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지하철에서 겪은 일을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출산 후 생리통이 더 심해진 케이스다. 잠깐 서 있어도 식은땀이 온몸을 적시는 정도다. 이번에도 지하철을 탔는데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도저히 서 있기가 힘들어 마침 비어 있는 교통약자석 한 군데에 앉았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흠칫하는가 싶더니 창백해진 얼굴을 보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문제는 다음 역에서 탑승한 할아버지였다. A 씨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보자마자 길길이 날뛰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생리통 때문에 아픈 것도 서러워죽겠는데 모르는 할아버지한테 욕까지 듣고 있으니 눈물 날 것 같았다. 결국 다음 역에서 도망치듯 내려 화장실에서 엉엉 울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생리통이 심해서 노약자석에 앉은 게 그렇게 잘못인 건가. 원래도 생리 기간에는 외출을 꺼리는 편인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힘들어질 것 같다. 생리통 하나 때문에 이게 웬 개고생인지도 모르겠고 속상하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누리꾼들은 "노인들 태도 보면 노약자석이 아니라 노인석이다. 임신부도, 어린아이도, 몸 불편한 사람도 못 앉는다", "아파서 그렇다고 말하지 그러셨나", "외적으로 보이는 거 말고도 몸이 너무 힘든 젊은 사람들도 노약자석에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좌석이었던 노약자석은 2005년 교통약자법이 시행되면서 '교통약자석'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노인뿐만 아니라 임신부, 장애인, 영유아 동반자, 만 12세 이하 어린이, 환자와 부상자 등을 폭넓게 배려하는 좌석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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