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체 말라던 장어집 단골손님, 식당 앞 모텔로…불륜엔 인사 안 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가게를 자주 찾는 손님에게 "또 오셨네요"라고 인사했다가 아는 척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은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아는 체하지 말래요. 어른에게 인사를 안 하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25년여 전 엄마가 장어구이 낙지전골 식당을 하셨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학교 끝났을 때나 주말에는 엄마를 도와 항상 서빙했다"며 "손님들이 착실하다고 팁을 많이 주셔서 용돈도 벌 겸 학생답지 않은 인사성과 재치로 손님을 맞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느 날 자주 뵙던 노신사 사장님이 오시길래 활짝 웃으면서 '또 오셨네요'라고 인사했다. 근데 별로 표정이 좋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라며 "잠시 후 일행이 화장실 가자마자 저를 부르시더니 '아는 척하지 말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A 씨는 너무 민망하고 황당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그는 "엄마한테 말씀드렸더니 좀 이상한 사람 같다고, 인사하지 말라고 해서 그 후로는 인사를 안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손님은 계속해서 A 씨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찾아왔고, A 씨는 손님의 뒷모습만 바라봤다고 한다.
A 씨는 "그러다 보니 왜 인사하지 말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매번 일행이 바뀌었다"라며 "항상 벽 보고 둘이 나란히 앉아서 비싼 장어를 술과 함께 드시고 식당 앞 모텔을 가시더라"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때 어렸던 제가 뭘 알았겠냐. 인사하면 팁 받으니 돈 받을 욕심에 인사 잘하다가 '불륜엔 인사하면 안 되는구나'를 깨달았다'며 "그로부터 1년 후 대학 진학으로 한참 고민하는데, 그분이 슬쩍 팸플릿을 내미셨다. 교육자이자 지역 대학 총장님이셨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그분은 제게 인사하지 말라고 한 것을 잊고 친절하게 팸플릿을 주셨다. 누구나 다 갈 수 있는, 돈만 내면 가는, 그냥 가도 장학금 받는 대학이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A 씨는 "지금도 제겐 너무나 기억에 남는 손님이다. 인성 교육을 무참히 밟으신 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영업자들은 "사생활이다. '또 오셨네요'보다 '안녕하세요'가 낫다", "요샌 관심 안 갖는 거도 트렌드다", "누군 아는 체 안 한다고 뭐라고 하고 누군 아는 체하지 말라고 한다. 이게 참 힘든 것 같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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