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한강 보며 베이글 한입"…'한강버스' 출항 준비 마쳤다
경남 사천 진수식에 오세훈 시장·최호정 시의회의장 등 참석
한강버스 디자인·편의시설 등 공개…시운전 뒤 내년 3월 운항
- 박우영 기자
"한 손에는 모닝 베이글, 다른 한 손에는 노트북. 그렇게 일을 하다 가끔 창밖 한강 풍경도 감상하고. 이런 여유로운 출근길의 모습을 상상하면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사천=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한강의 새 교통수단인 '한강버스' 실물을 공개했다. 건조 작업이 마무리된 2척의 진수식이 25일 경남 사천시에서 열렸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한강버스는 단순히 한강에 배 몇 척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울 시민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것"이라며 "시민께는 하나의 대중교통, 관광객에게는 서울의 독특한 정취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선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선언했다.
인사말을 하다 울먹인 오 시장은 "한강에서 열릴 수상 교통의 시대가 드디어 개막이 되는구나 하는 벅찬 감동을 자제할 수 없다"며 "(한강 버스가) 서울시민이 매일 쾌적하게, 편리하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반드시 거듭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오 시장뿐만 아니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한강버스 운영 사업자인 ㈜한강버스 관계자, 선박을 건조한 은성중공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진수선 절단은 전통에 따라 여성인 최호정 의장이 맡았다. 진수선 절단은 아기의 탯줄을 자르듯 배가 처음 진수해서 바다에 나갈 때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는 의미를 담아 진행하는 행사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오늘 진수되는 한강버스가 끝까지 하나의 문제 없이 서울시민을 위해 안전하게 운항할 것이라 믿는다"며 "그동안 한강이 있어도 서울 시민들은 제대로 이용 못했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한강을 좀 더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서울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과 최 의장 등은 진수식 이후 은성중공업 공장으로 이동해 이날 진수식에 동원되지 않은 다른 한강버스 선박의 내외부를 살폈다.
아파트 약 3층 높이의 한강버스에서는 먼저 낮은 천장이 눈에 띄었다. 평균 신장인 남성의 머리 바로 위까지 천장이 내려왔다.
오 시장은 "한강에 배 높이를 제한하는 잠수교가 있는 만큼 선체를 납작하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한강의 풍광과 서울 도심 야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파노라마 통창 구조가 차용됐다. 창가 좌석 옆면은 물론 천장 일부까지 창이 뚫려 있어 시야 방해 없이 양안의 도심지 모습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선박 안에는 간단한 식음료를 구입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가 마련됐다. 오 시장은 이날 좌석에 앉아 출근객처럼 한 손으로는 태블릿을 조작하며 다른 한 손으로는 베이글을 먹었다.
그는 "간식을 먹으며 바깥 경치도 보고 일도 미리 준비하고 충분히 여유 있게 가능할 것 같다"며 "드디어 새로운 출퇴근 풍속도가 펼쳐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선박 외부에는 흰색 밑바탕에 파란색 그러데이션이 적용됐다.
선박을 건조한 은성중공업 관계자는 "한강버스의 색상은 한강의 일출, 낙조 등 한강의 색과 빛을 투영할 수 있는 흰색 기본 바탕에 청량감 있는 파란색을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해 한강의 반짝이는 윤슬과 시원한 물살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석 4개와 자전거 이용객을 위한 자전거 거치대도 선박 안에 설치됐다.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시스템 내부 가스 센서 △배터리 과충전 방지 장치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장치 △열폭주시 가스 분사 소화 장치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장치 등의 안전 장치가 마련됐다.
이날 공개된 선박 2척에 대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은성중공업 인근 앞바다에서 해상 시험·시운전을 거쳐 12월까지 한강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선박 등 추가선박 4척도 건조 후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된다.
서울시는 내년 3월 정식 운항 전까지 선박의 한강 인도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선박·설비 검증, 인력 훈련, 항로 검증, 비상 대응 훈련 등 시범운항을 실시할 계획이다.
alicemunr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