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폐마 목장 이야기…"말들의 새 가족을 찾습니다"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 말 입양처 찾아

입양처를 찾고 있는 소형마 '백설이' (범대위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충남 공주시의 한 무허가 불법 축사에 방치돼 논란이 됐던 퇴역마들이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새 삶을 찾고 있다.

25일 동물자유연대, 비글구조네트워크 등 16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에 따르면, 지난달 23마리 말들이 방치된 폐마 목장의 실태가 폭로된 바 있다.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한 달 동안 100톤이 넘는 배변과 오물들을 치우고 울타리 보수 등을 하고 있지만 말들의 복지를 기대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이라며 "이제 폐마목장 말들의 새 삶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현장에는 죽은 말들의 사체가 오물에 뒤엉켜 있고, 살아있는 말들은 갈비뼈가 드러난 채 아사 직전 상태에 처해있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말들이 지내는 공간을 청소하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 뉴스1

범대위는 살아남은 말들을 보살피며 퇴역마 관리 및 말 복지 보장을 위한 제도 마련 촉구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범대위 관계자는 "남은 말들은 그간 수의사의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찾고 있다"면서 "일부는 입양처를 구해 이동했고, 현장에 남아있는 말들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에는 '신흥대장군'이란 말이 첫 번째로 입양처를 찾아 떠났다. 신흥대장군은 경마장에서 5억에 가까운 우승상금을 받았던 말이다. 하지만 퇴역 후 여러 곳을 떠돌다 폐마목장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가 SNS를 통해 전한 첫 번째 말 입양 소식(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 뉴스1
입양처를 찾고 있는 천지의빛(왼쪽)과 레바로. (범대위 제공) ⓒ 뉴스1

현재 입양 신청이 없는 말들은 '천지의빛', '레바로', '백설이' 3마리다. 천지의빛은 얼굴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발견 당시 갈비뼈가 심하게 드러났던 레바로는 건초를 먹으며 조금씩 살이 오르고 기운을 내고 있다. 백설이는 다른 말들과도 잘 지내는 소형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 팀장은 "말들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안정적인 보호와 지속적 치료가 가능한 입양처를 찾기 위해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현장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눌 줄 아는 말들이 평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범대위는 말을 방치해 무더기로 죽인 해당 폐마 목장 마주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