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시간 환자 강박 사망' 춘천 정신병원에 "2억2000만원 배상" 판결

(서울=뉴스1) 남해인 김민수 기자 = 입원 환자를 격리실 침대에 묶어놓았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정신병원에 대해 2억 2000만 원대 배상금을 유족에게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입원실을 비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피해가 입증됐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2부(이창열 부장판사)는 춘천예현병원 격리실에서 251시간 50분간 손, 발, 가슴 등 5포인트 강박을 당해 숨진 A 씨 유족이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윤영의료재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지난 21일 내렸다.

법원은 재단 측에 대해 유족 측에 손해배상액 총 2억 2641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지난 4월 A 씨의 전 부인 B 씨와 아들은 의료진 주의의무 위반 등으로 A 씨가 숨졌다며 재단을 상대로 5억25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A 씨의 사망과 의료진의 과실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A 씨에 대해 격리와 강박을 실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관련 법령과 지침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필요 최소한으로 강박을 시행했다고 볼 수 없고, 지침에서 정한 연속 강박 시간보다 현저히 오랜시간 연속해 강박을 시행하면서도 30분마다 관찰·평가, 2시간마다 사지운동을 시켜주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강박 시행 당시 CCTV 영상도 증거로 활용됐다. 재판부는 "사망 직전인 2022년 1월 8일 오전 5시 32분~5시 42분쯤 영상에 의하면 A 씨가 고통스럽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의료진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고, 결국 A 씨는 오전 6시 22분 호흡이 정지된 채로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양극성 정동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A 씨는 2021년 12월 27일 '편의점에 들어가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춘천예현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입원됐다. 이틀 뒤 춘천시장에 의한 행정입원으로 전환돼 사망한 날인 2022년 1월 8일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다.

A 씨는 12일의 입원 기간 중 251시간 50분을 침대에 묶여 있다가 숨졌다.

아울러 재판부는 A 씨가 전 부인에게 전화를 걸겠다고 했지만 병원이 허용하지 않아 통신의 자유가 침해당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이에 대한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도 판결했다.

의료진이 병용금기 성분의 약물을 투약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과다 투약 여부나 병원 쪽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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