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보고 연습 좀 해 와"…여신도 불러 집단 성관계시킨 목사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성폭행 징역 16년…건강악화 사망[사건속 오늘]
도박 중독, 해외선물로 헌금 70억 탕진…교회 분열하자 딸이 새 지도자로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문성)는 2018년 11월 22일 상습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목사는 "돈을 노린 교회 반대파들의 음해"라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거짓으로 판단했다.
이재록 목사는 1982년 13명의 신도로 시작해 만민중앙교회를 등록 신도 수 13만 5000여명을 거느린 대형 교회로 만들었다. 급격한 교세 확장은 이 목사에게 있다는 신비한 '치유 능력' 덕분이었다.
"수술하지 않고 쌍꺼풀이 생겼어요", "심한 화상을 깨끗이 치료받았습니다" 교회 벽면에는 이 목사의 기도를 받고 병이 나았다는 증언이 가득했다. 병을 고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고 이 목사는 권능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다.
교회가 제작한 영상에는 목발을 짚고 온 신자가 목발 없이 걷는 모습과, 휠체어를 타고 온 환자가 일어나서 걷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하지만 간증은 모두 거짓이었다. 교회에서는 "'나을 것'이라고 미래형으로 얘기하는 건 믿음이 없는 행위"라며 치유를 바라는 신도들에게 항상 '치료받았다', '나았다', '깨끗해졌다'고 얘기하라고 가르쳤다.
이를 찍어 간증 영상을 만들어낸 교회는 계속해서 더 많은 신자를 끌어모았다. 당연히 영상은 허상이었고 이 목사의 말만 듣고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기도만 하다가 사망한 신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사망의 원인을 '죽을죄를 지은 것'이라며 신도에게 돌렸다.
치유의 권능으로 신도들 사이에 '신' 그 자체로 추앙받은 이 목사는 20대 초중반의 어린 여성 신도를 자신의 은밀한 기도처로 불러내 성폭행을 저질렀다.
피해 여성 A 씨는 MBC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록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며 불렀다.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냐' 묻고는 '성령님이라 믿는다'고 답하니 '그러면 옷 벗을 수 있냐. 네 가슴이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 증언했다.
이 목사는 머뭇거리는 피해자에게 "에덴동산에서는 모두가 벗고 있어도 악이 없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며 성경 말씀을 꺼내 자신의 행위를 종교적인 것으로 포장했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만민교회를 다닌 탓에 오랫동안 이 목사에게 순종하는 삶을 살아왔다. 오랜 시간 심리적으로 길든 피해자들의 복종은 당연했다.
심지어 이 목사는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 성관계를 하기 위한 모임인 '하나팀'을 만들었다. 이 목사의 지시로 모인 피해자들이 꺼리자 이 목사는 "너희 너무 촌스러우니까 포르노라도 보고 연습 좀 해와"라며 불평했다.
견디다 못한 피해자들이 하나둘 교회를 떠나면서 이들은 2018년 4월 이 목사를 고소했고 그의 추악한 비밀이 세상에 드러났다.
사실 이 목사의 신도 성폭행은 더 오래된 일이었다. 1999년 5월 11일 만민중앙교회 약 2000명의 신도가 방송 예정이었던 'PD수첩' 내용에 불만을 품고 주조정실에 난입해 장비를 파손, 송출을 중단시켰다.
광신도들이 삭제한 15분의 내용은 이 목사 성폭행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녹취록이었다. 법원은 이 목사 측이 제기한 가처분신청 중 일부를 받아들였다. 성폭력 의혹을 방송하면 이 목사의 명예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방송은 결국 송출되지 못했고 이 목사의 성폭행 피해자는 매년 계속 늘어갔다.
이 목사는 도박 중독자이기도 했으며 해외선물로 큰돈을 탕진하기도 했다. 이 목사의 아내이자 기도원장의 사무실에서는 십일조와 별도로 '성령' 이재록 목사에게 바치는 헌금을 거둬들였다.
신도들은 이 목사에게 돈을 바치는 이른바 '예물심기'를 위해 빚까지 냈다. 이 목사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다. 이 목사는 고작 5~10분씩 상담해 주는 것으로 파도치듯 밀려드는 신도들의 엄청난 예물을 받아 챙겼다. 신도들은 이 목사와 사진을 찍기 위해 최소 300만 원을 내기도 했다.
이 목사는 "교회 재정에 손도 대지 않는다"며 검소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그는 100억 원이 넘는 헌금을 챙겨갔고, 막대한 부로 해외에서 도박을 즐겼다.
이 목사를 지근 거리에서 지켜본 신도 B 씨는 "이 목사가 홀짝을 좋아한다"며 "베팅 수준이 우리랑 다르다. 제가 본 날 저녁에만 7000만 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자신의 은밀한 기도처에 모니터 4대를 놓고 해외선물투자에도 열을 올렸다. 그 모습을 지켜본 성폭행 피해자 A 씨는 "당회장님(이재록)이 클릭도 느려서 '어이구 또 실수했다' 하면서 '어떡하니, 몇억이 날아갔다' 하시더라"고 증언했다. 선물에 수백억을 투자한 이 목사는 70억을 손해 봤다. 치유를 위해 어렵게 돈을 벌어 갖다 바친 신도들의 헌금은 그렇게 허무하게 사용됐다.
이재록 당회장은 수년간 만민중앙교회 소속 여신도 9명을 40여차례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후 2019년 8월 대법원 확정판결로 징역 16년을 선고받아 대구교도소에 복역하다가 지난해 3월 대장암 말기로 인한 건강 악화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허가받았다. 이후 같은 해 12월 31일 향년 80세로 사망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사이에서 이단 및 사이비로 규정된 만민중앙교회는 이 목사 구속 후 분열됐고, 현재는 딸인 이수진 씨가 2대 당회장이 돼 그의 아버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교회를 이끌고 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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