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끝나 후련해요"…수험생들 놀이공원·한강서 해방감 만끽
피곤한 기색에도 들뜬 목소리 "폐장할 때까지 있을래요"
수능 끝나도 실기·논술 준비…"운전면허 따서 놀러 다니고 싶어"
- 박혜연 기자, 남해인 기자, 김종훈 기자
"롤러코스터 타면서 소리 지르고 싶어요!"
(서울=뉴스1) 박혜연 남해인 김종훈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날인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에서 만난 수험생 김소연 양(18·여)은 "(수능) 시험 보고 거의 바로 왔다"며 "오늘 진짜 후련한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회색 후드집업에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 차림의 소연 양은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힘들었지만 끝났다는 것을 기념하고 싶었다"며 "폐장할 때까지 있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연 양과 함께 온 친구 김민영 양(18·여)도 "밤에 퍼레이드하면서 불꽃놀이 한다고 하는데 기대된다"며 "진짜 해방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민영 양의 중단발 머리카락에는 시험 보는 동안 묶었던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롯데월드 매표소 직원은 "오전부터 수험표를 들고 온 수험생들도 있었는데 아마 수시 합격한 분들인 것 같다"며 "수능 끝난 직후인 오후 5~6시 사이에 가장 많이 왔는데 당일 치고는 많이 온 편이다. 아마 내일 더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코인노래방을 찾은 수험생들도 있었다. 근처에 거주한다는 고3 수험생 김 모 군(18·남)은 수능이 끝난 소회를 묻는 말에 "자유"라고 즉답했다. 김 군은 "고3 되고는 (노래방에) 자주 오지 못해서 오랜만에 왔다"고 웃어 보였다.
같은 학년 친구 박 모 군(18·남)은 "이제 논술 시험도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 잠깐 노래방에서 놀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대입구역 인근 영화관에는 수험표 할인권으로 영화 '사흘'을 보러 온 같은 학교 고3 여학생 4명이 있었다. 체대를 지망한다는 A 양(18·여)은 "(시험) 망했다, 재수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끝나서 후련하다"며 웃었다.
이들은 "겨울방학이 되고 (해가 바뀌면) 술을 먹고 싶다"며 "대학 붙으면 MT가 제일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는 나란히 수능을 치고 온 수험생 커플이 눈에 띄었다.
1살 어린 여자 친구와 함께 나들이 왔다는 재수생 오경호 씨(20·남)는 "원래 더현대에서 밥을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한강이 너무 예뻐서 잠시 왔다"며 "지금 가채점하려고 앉을 곳을 찾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씨는 약간 풀죽은 목소리로 "내일부터 당장 피아노 실기 연습을 해야 해서 완전히 홀가분하지는 않다"면서도 "본가가 여수인데 (입시가 끝나면) 내려가서 밤바다를 보며 힐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화성에서 친구와 함께 한강을 보러 왔다는 고3 수험생 박혜린 양(18·여)은 "다들 우스갯소리로 수능 망하면 한강 간다고 하는데(웃음) 오랜만에 한강 뷰를 딱 보면 마음이 탁 트일 것 같아서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양의 말에 친구 이아영 양(18·여)도 손뼉을 치며 깔깔 웃었다.
미대를 지망한다는 박 양은 수능 끝난 소감을 묻는 말에 "살짝 허무하기도 한데 후련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쉬워서 너무 아쉬웠다"며 "앞으로 1월까지 실기 때문에 학원에 있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입시가 다 끝나면) 친구들이랑 여행도 가고 싶고 운전면허를 따서 가까운 곳은 차를 타고 놀러 다니고 싶다"며 "대학 가서 CC(캠퍼스 커플)하면 큰일 난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학과 점퍼 입고 엠티 가는 것이 로망"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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