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훈 "내연녀 토막살인 양 중령, 우발적 살인?…정말 공범 없을까"
진짜 연인관계인지, 공범 여부 밝혀야…경찰수사 엉성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알고 지내던 여성을 토막살인한 육군 중령(진) 양광준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너무 허술하다는 범죄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경찰이 내연녀와 말다툼 끝에 살인했다는 양광준의 진술에 너무 의존한 것 같다며 △ 보안이 엄한 사이버사령부 주차장에서 어떻게 살인이 이뤄질 수 있었는지 △ 군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10여 토막 냈고 멀리 강원도 화천까지 가 시신을 버린 것을 볼 때 공범 가능성 여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말다툼 끝에 욱해서'는 계획 살인보다 형량이 낮은 우발적 살인으로 몰고 가려는 범죄자의 일반적 패턴이라며 이 부분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우석대학교 겸임 교수는 14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양광준 토막살인사건이 계획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양 교수는 "토막 살인의 경우 (토막 숫자) 다섯 개를 기준으로 그 안쪽이면 우발적, 뒤쪽이면 계획적으로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 또 (토막 낸 수법 등) 선이라는 것이 있다"며 "저희들 기준으로 봤을 때 이건 우발적일 수 없다"고 했다.
양광준은 몸통, 팔, 다리, 머리, 손목, 손가락 등 피해자 시신을 10여 차례 이상 토막 낸 뒤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했다.
진행자가 "양광준은 사이코패스냐"고 묻자 배 교수는 "사이코패스와 잔혹성은 독립된 개념으로 범행이 잔혹하다고 해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다"라며 "양광준 경우는 사이코패스라기보다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것 같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양광준이 내연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 범행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배 교수는 "이건 전적으로 범인의 주장이다"며 "양광준은 재판 때 유리한 정황을 만들기 위해 무조건 연인 관계, 내연관계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 "사법부 판례가 상대방이 자기를 때렸다거나, 자기를 자극해 살인에 이르렀다고 하면 상당 부분 감형되기 때문이다"며 "피해자가 죽었기에 '나는 내연 관계가 아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경찰 입으로 '내연관계다'고 발표하는 건 너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배 교수는 '피해자가 자극하는 등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은 "변호사들이 주요하게 조언하는 부분으로 실제 그랬는지 아닌지 모르는 데 이렇게 확정적으로 발표해 버리면 (발표 내용이) 그대로 확정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이버 작전사령부 주차장에서 육군 중령이 살인할 수 있었는지, 그처럼 보안이 허술했는지 아직도 의문이며 바로 옆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했다고 하는데 아무 증거가 없다"며 "이 부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계획범죄라는 경찰 발표가 다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화천에서 유기했다는데 공범이 있었는가, 그것까지 수사해야 한다"며 상간녀와 다툼 끝에 살인(우발적 범행)했다면 판례를 볼 때 (형량이 징역) 10년 왔다 갔다 하는데 양광준의 사이버 작전사령부에서의 공훈을 감안하고 공탁 등을 하면 형량이 7년 안쪽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기에 "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제대로 밝혀 (그에 맞는 죗값을 치르게 해야만) 피해자의 억울함이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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