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월세를 꼬박꼬박 내고 문제없이 지내던 고시원 세입자가 돌변해 다른 세입자의 물건을 훔치거나 폭행하고 소변 테러를 하는 등 난동을 부린 사건이 벌어졌다.

13일 JTBC '사건반장'에서 인천의 한 고시원에서 벌어진 세입자 난동 사건이 다뤄졌다.

고시원 사장 A 씨에 따르면 지난 2월 말쯤 60대 남성 B 씨를 세입자로 받았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였지만 월세도 꼬박꼬박 내고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반년쯤 지났을 때부터 고시원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 세입자 방에서 쌀이며 전기난로, 옷가지들이 사라지는 절도 사건이 일어난 것.

CCTV에는 맞은편에서 지내던 B 씨가 방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물건을 훔치고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절도 사실을 부인하던 B 씨는 CCTV 영상을 내밀자 "빈방인 줄 모르고 들어갔을 뿐이다"라고 변명했다. "왜 물건을 가지고 나왔냐"는 물음에는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얼굴 보고 사는 사이이다 보니까 좋게 마무리됐다.

그런데 얼마 후 고시원에서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다. 절도 피해자가 물건을 다 돌려받지 못했다고 항의하자 B 씨가 그를 난데없이 구타했다.

경찰이 출동하며 상황이 일단락됐지만, 다음 날 공용 주방에서 피해자를 만난 B 씨는 또다시 발길질을 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이 일로 피해자는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A 씨가 중간에서 피해자에게 치료비 등 합의금을 물어주며 잘 중재한 덕분에 상황은 좋게 마무리됐다.

B 씨는 이후에도 다른 세입자가 문을 쾅 닫았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또 A 씨와 다른 세입자들의 퇴실 요구에 "이사비 내놔라"라며 벽을 치며 소란을 피웠다.

퇴실 전날에는 공용 세탁실에 커피를 뿌려 벽을 엉망으로 만들고 대놓고 소변을 보는 등 난장판을 만들어놨다.

그가 머물던 방 상태도 처참했다. 에어컨은 청 테이프로 돌돌 막아져 있었고, 곳곳에는 담뱃불로 지진 흔적도 있었다.

결국 A 씨는 B 씨를 재물손괴, 업무방해, 모욕죄, 절도, 주거 침입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박지훈 변호사는 "다행히 강제로 내보내지 않았고 본인이 나갔기 때문에 다행스럽기는 한데 상당히 답답했다고 한다. 앞으로 절도, 폭행, 방화 등 다른 것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제 현행법상 임차인이 거짓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임대받거나 자산 등 자격 요건을 초과하는 등에 해당하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다른 임차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재계약을 거절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