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옷 가게 들어온 노숙자…운동화 신겨 보냈더니, 다시 와 갚겠다고"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옷집에 들어온 노숙자에게 온정을 베푼 사장의 이야기가 감동을 전했다.
최근 자영업자·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매장에 들어온 노숙자'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옷집을 운영한다는 글쓴이 A 씨는 "비가 와서 그런지 유독 더 한가하고 감상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는 오후에 매장에 들어온 노숙자 아저씨가 무슨 말인지 계속 중얼중얼하며 매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시더니 '겨울옷은 얼마냐'고 한마디 물어보고는 조금 있다가 나가시더라"며 이날 있었던 일을 전했다.
이어 "나가는 뒷모습을 보니 비도 오는데 물에 띵띵 부은 맨발로 가시더라. 참을 수가 없었다. 나가서 둘러봤더니 멀리는 못 가셨더라. 같이 매장으로 들어와서 판매하는 양말과 발에 맞는 운동화 신겨서 보내드렸다. 요즘 가게가 너무 한가하지만 뭐 술 한잔 안 먹으면 되지 않나"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CCTV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을 첨부했다.
사흘 뒤 A 씨는 원글에 후일담을 덧붙여 더 큰 감동을 전했다. A 씨는 "그날 이후 후속 이야기가 있다"며 "조금 전에 그 노숙자분이 다시 오셨다"고 했다.
A 씨는 "덥수룩하던 흰 수염을 다 깎으셔서 다른 사람 인줄 알았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시는데 증명사진이더라. 구걸해서 사진을 찍으셨다고 하더라. 다음 주에 주민등록증 재발급하러 가신다고 하시면서 돈 벌어서 신발값도 갚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선물이라고, 저는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이번 일을 통해 저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뭉클함을 전했다.
A 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언젠간 사장님에게 더 큰 복으로 돌아올 거다. 천사다", "그분에게 살아가는 의미를 부여하는 한 줄기 빛이었을 것 같다. 사장님 멋지고 대단하다", "저 같으면 짜증부터 냈을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하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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