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캄보디아판 '인사동' 설계한다…국내 기업 진출 지원

캄보디아·페루·스리랑카에 지자체 차원 첫 공모방식 ODA
도심지 도시계획 설계·교통체계 전파·자원순환 시스템 등

캄보디아 프놈펜 중앙 도로의 모습. ⓒ AFP=뉴스1 ⓒ News1 김예슬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모 방식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착수한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시의 중심지에 대한 도시기본계획을 설계하고 페루 리마시에 서울의 교통 시스템을 도입한다. 스리랑카 콜롬보시에서는 폐기물 순환 시스템 도입 방안을 마련한다. 서울시는 원조 사업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용역 업체를 선정하고 페루 리마시에 대한 '도시교통관리 정책 자문 사업'에 착수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시 '보행친화거리 마스터 플랜 수립 사업'과 스리랑카 콜롬보시 '지속가능한 폐기물관리 체계 지원사업'은 우선 협상 기업을 선정하고 막판 협상 중이다. 서울시가 올해 시작한 '서울ODA챌린지'의 일환이다.

국내 지자체가 해외 도시 ODA에 공모 방식으로 직접 나서는 첫 사례다. 서울시가 5월 진행한 ODA 챌린지 공모에 세계 95개 도시가 신청해 32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글로벌 탑5 도시'로 도약하고 국내 기업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기 위해 ODA 사업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첫째 목표는 정책과 경험을 전수해 서울시의 위상을 높이는 것, 둘째 목표는 개발도상국의 실질적인 사업 추진을 돕는 것, 셋째 목표는 서울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본떠 프놈펜시 중심지에 대한 관광 활성화용 도시기본계획을 설계한다. 도로 배치와 건물·시설의 종류와 위치, 관광 시설 입지는 물론 공용 벤치 위치까지 아우르는 총괄 계획을 수립한다.

시 관계자는 "서울로 치면 인사동에 해당하는 중심 문화지구지만 여전히 빈 땅이 많다"며 "관광, 교통, 상권, 문화예술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지역 전체의 계획을 짜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페루 리마시는 서울의 교통·자동 단속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서울시는 현지에 방문해 교통 상황을 파악하고 한정된 구역에서 먼저 실증 시험을 할 계획이다. 이어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확정된 교통 체계를 리마시 전체로 확산한다.

시 관계자는 "예컨대 어떤 지역에서 신호등의 초록불은 몇 초 정도가 될지 등 세부적인 교통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라며 "특히 서울은 신호가 연속적으로 맞물리도록 설계가 잘된 편이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콜롬보시에서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설립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 시설과 더불어 생산된 에너지를 탄소 배출권 등의 환경 제도와 연계해 활용하고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순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전수할 예정이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사업을 진행할 방안에 대해서도 서울시가 고민을 함께한다.

서울시는 국무조정실·외교부 등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개발협력주간'(11월 25일∼11월 29일)을 앞두고 3일부터 6일까지 서울ODA챌린지 홍보 부스를 운영하는 등 사업을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해선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은 "서울ODA 챌린지는 글로벌 톱 5 도시가 되기 위해 서울시가 국제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사업"이라며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 사업을 확대해 세계 시민에게 서울시의 역할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