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만원 지하철 탄 안내견, 쓰러지듯 잠들자…승객들 한 발 뒤로 배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이 쓰러져 자자 시민들이 배려해 주는 가슴 따뜻한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느꼈던 따스함'이라는 제목으로 누리꾼 A 씨가 게재한 글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해당 글을 지난 9월 27일 작성한 A 씨는 "출근길 3호선 하행선은 진짜 콩나물시루인데, 갑자기 더 좁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봤더니 시각장애인분과 안내견이 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앉아 있던 아저씨가 자리를 양보해 주셨는데, 시각장애인분께서 금방 내린다고 한사코 사양하다가 결국엔 앉았다"며 "안내견 강아지는 너무 귀엽게 주인 앞에 자리를 잡고 발라당 누워버리더라. 귀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데 더 웃긴 건 강아지가 끝자리 앉은 여성분 발 위에 누워버려서 여성분이 내릴 때 안절부절못했다"고 적었다.
끝으로 A 씨는 "만원 지하철에서 강아지 밟을까 봐 다들 뒤로 물러서는 모습에 아침부터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고 덧붙였다.
A 씨가 올린 사진 속 안내견은 노란색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조끼를 입은 리트리버였다. 안내견은 지친 듯 주인 발치에 쓰러져 눈을 감고 있었다. 객실 안이 승객들로 꽉 찼음에도, 시민들은 안내견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한 발짝씩 물러선 모습이었다.
누리꾼들은 "따뜻하다", "사람 대신 신경을 집중하고 다녔으니 피곤했겠지", "고생했네", "얼마나 피곤했으면", "비켜준 시민들까지 모두 훈훈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주행 중 안내견을 쓰다듬거나, 허락 없이 사진 찍는 등 행위는 금지된다. 안내견의 관심을 유도하는 행동은 주의를 흩트려 자칫 시각장애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이런 내용을 지적하자, A 씨는 답글을 통해 "조용한 카메라로 찍었는데 다음부턴 조심하겠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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