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그 아이, 집에서 편히 생활" 70대 폭행해 죽인 중학생에 유족 분노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70대 노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중학생이 공분을 산 가운데, 가해 학생이 범행 이후 사과 한마디 없이 집에서 편하게 머무르고 있어 유족이 울분을 토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A 씨는 "얼마 전 10월 13일 전남 무안군 현경면 평산리 시골 마을에서 저희 아버지가 중3짜리에게 폭행당해 경막하뇌출혈로 두개골이 골절됐다"며 "아버지는 중환자실에 나흘 동안 혼수상태로 계시다 돌아가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JTBC '사건반장'에 사연을 제보한 A 씨에 따르면 A 씨의 부모님은 7년 전 시골로 이사 온 뒤 이웃집과 돈독하게 지내왔다. 그러던 중 최근 A 씨의 아버지는 이웃집에 반찬 그릇과 프라이팬을 선물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물을 다시 되돌려받았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다시 쓰라면서 한 번 더 갖다줬는데, 이때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아버지가 "안 쓸 거면 그냥 다시 달라"며 이웃집에 찾아갔다가 이웃집 손자에게 변을 당했다.

A 씨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A 씨의 아버지와 이웃 모녀가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데 근처를 맴돌던 이웃집 중학생 손자가 갑자기 아버지에게 두 차례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 담겼다. 아버지는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고, 나흘 뒤 숨을 거뒀다.

(JTBC '사건반장')

A 씨는 "가해 학생이 합기도, 복싱을 배웠다고 한다"며 "사건이 뉴스에 보도됐지만 시골집에 가보니 그 살인자 아이는 구속영장이 기각돼 집에서 편히 생활하고 있더라. 참 기가 막힌다"고 했다.

이어 "사과는커녕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사한테 언론 보도를 막을 순 없냐고 알아봤다더라"며 "언론에 제보한 저희한테는 '그렇게까지 해야 했냐'며 원망도 했다"고 했다.

A 씨는 "사고 후 장례까지 다 치른 지금까지 사과도 받은 적 없고 가해자를 본 적도 없다"며 "거액의 병원비, 장례비도 저희가 다 물어야 했다. 다른 취재진에게는 저희 아버지를 치매 환자 취급하면서 아버지가 계속 괴롭힌 것처럼 말했다는데 그런 적 없다. 저희가 고소한 뒤 사건이 더 이상 뉴스에도 안 나오고 가만히 있으니 저희를 바보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물론 수사는 계속되겠지만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 시간 동안 가해자가 어리다는 이유로 잡아가지도 않고 돌아다니게 두는 게 말이 되나"라며 분노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