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끌 줄 몰라! 사람 쳤어! 어떡해"…강남 8중 추돌 여성, 엄마와 통화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강남 한복판에서 8중 추돌 사고를 내 11명을 다치게 한 무면허 운전자와 모친의 사고 직후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모친은 피해자들에게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 모 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 42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입구 사거리부터 강남역 12번 출구로 향하는 테헤란까지 향하며 차량 6대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후 역주행하며 오토바이 1대와 부딪혀 총 8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 혐의도 있다.
김 씨는 역주행 직전 오후 1시쯤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4세 남아가 탄 유아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총 11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없다.
4일 JTBC에 따르면 김 씨는 사고 직후 어머니 A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엄마! 차 박았어! 어떡해 엄마? 어떡해 어떡해?"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A 씨가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라고 하자, 김 씨는 "시동 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 사람 쳤어! 어떡해"라며 혼란스러워했다.
A 씨는 무면허인 딸이 차를 몰고 나간 경위에 대해 "(현관) 문이 열려 있더라. 그래서 내려갔더니 차를 끌고 간 거다. 차 세우라고, 비상등 켜고 차 키 빼고 무조건 서 있으라고 했더니 '나 운전할 수 있어'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각 보이고 환청 들리고 헛것도 보인다 그러고. 병원에 한 번 입원시키려고 했었다. (구급차에 태우다가) 제가 다 맞아서 입술까지 다 터졌다"며 딸이 7년째 정신과 약을 복용해 왔다고 했다.
A 씨는 "제가 자식을 잘못 가르쳐 놔서 이런 상황이 생겨 죄송하다. (피해자들께)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씨는 사고 당시 무면허 상태였지만, 운전 당시 음주 또는 마약 투약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A 씨는 사고 당일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 씨의 혈액 등을 검사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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