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주머니서 발견된 '정력제'…외도 잡으려던 아내, 되레 '이혼 소송' 당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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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남편의 외도 증거를 잡으려다 되레 남편한테 스토킹으로 고소당한 6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남편 외도 증거 잡으려다 스토킹으로 고소당한 뒤 이혼 소장까지 받게 된 A 씨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몇 개월 전부터 부쩍 짜증이 늘어난 남편을 이상하게 여긴 A 씨는 어느 날 딸로부터 "아빠한테 다른 여자가 생긴 것 같다. 자꾸 엄마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고 욕하고 나에게 '몸 만드는 법'을 물어봤다"는 하소연을 듣게 됐다.

이에 A 씨는 남편이 자는 틈을 타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가 비밀번호로 잠겨있자, 차선책으로 남편의 가방과 옷가지 등을 뒤졌다. 그러자 남편의 바지 뒷주머니에서 포장이 이미 뜯어진 정력제가 발견됐다.

3년 넘게 부부 관계가 일절 없었던 A 씨는 충격에 남편을 깨워 "이게 뭐냐. 이런 게 왜 있냐"고 물었다. 남편은 무서운 얼굴로 정력제를 확 낚아채더니 "이거 (지인들한테) 하나씩 나눠주려고 산 거다"라고 화냈다.

A 씨는 여기서 더 따지지 않고 남편 차 블랙박스를 확인하려고 했다. 이때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남편이 "뭐 하냐"고 소리치자, A 씨는 임기응변으로 "더러운 짓 하는 거 다 봤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증거 있냐"고 화를 낸 뒤 그대로 차를 타고 가출했다고 한다. 이후 남편은 아내 연락을 모두 무시하며 잠적했다.

참다못한 A 씨는 남편 회사로 찾아가 남편을 겨우 만났고, 남편에게 "정말 여자라도 생긴 거냐"고 재차 확인했다. 남편은 계속해서 "증거 있냐"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한 번만 더 찾아오면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남편의 외도를 확신한 A 씨는 결국 남편이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미행에 나섰다. 남편은 살고 있던 동네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음식점으로 향했고, 그 음식점 여사장을 차에 태운 뒤 공원으로 가 데이트를 했다.

이후 A 씨는 남편이 떠난 뒤 여사장의 음식점을 찾아갔다. 그러나 여사장은 A 씨가 들어왔을 때 깜짝 놀라기는커녕 "경찰에 신고하겠다"면서 A 씨 남편에게 연락해 다시 오라고 했다. 이미 A 씨를 알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남편은 경찰에게 "저 여자 내 아내지만, 내 스토커다. 빨리 체포하라"고 주장했고, 여사장 역시 "우리 가게 깽판 치러 온 거다"라며 업무 방해 혐의라고 거들었다. 결국 A 씨는 경찰에게 끌려 나올 수밖에 없었다.

졸지에 스토킹으로 고소당한 A 씨는 불륜 증거를 찾기 위해 여사장의 남편과 만났다. 문제의 여사장은 슬하에 아이가 3명 있는 유부녀였다.

하지만 여사장의 남편은 "나도 6개월 전부터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왔고, 두 사람이 부인 못 할 확실한 증거도 있다. 그러나 애가 셋이라서 이혼 생각이 없다. 불륜 증거는 못 드리겠다"며 A 씨를 돌려보냈다.

그뿐만 아니라 A 씨는 이혼 소장까지 받게 됐다고. A 씨는 "소장에 남편의 불륜 내용은 쏙 빠져있고 제 잘못만 추궁해 위자료를 요구하더라. 재산분할도 제 명의 재산만 2분의 1씩 분할하자고 적혀 있었다.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박지훈 변호사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은 해당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부부라면 서로 의무와 책임이 있기 때문에 남편을 찾으러 갔다고 해서 스토킹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블랙박스나 전화 통화 내역 등 다른 정황 증거를 통해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주장하면 법원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