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만 빛나던 한국판 '타임스퀘어' 이젠 사계절 내내 본다

서울 중구청, 10년간 대형 전광판 16개·거리 미디어 80기 설치
연 500억 수익 일부 공공기여금…전체광고 25% 공익 콘텐츠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 영상을 이용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불을 밝히는 모습.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 중구는 11월 1일 신세계백화점 본관 전광판 점등을 시작으로 '명동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고 23일 밝혔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란 규제를 완화해 다양한 형태의 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 지역을 말한다.

'명동스퀘어'…10년간 대형 건물 전광판 16개 설치

중구는 자유표시구역 명칭을 '명동스퀘어'로 정했다. '한국을 빛나게 할 4개의 광장을 품은 명동'이라는 뜻으로 명동이 더 밝고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한 곳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명동스퀘어의 'M'과 각 광장을 대표하는 4개의 고유의 색(C.M.Y.K)을 담은 BI도 개발해 '명동스퀘어'와 '명동스퀘어 라이트 업 서울, 코리아' 출원상표 특허를 추진 중이다.

명동스퀘어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3단계에 걸쳐 완성된다. 건물 LED 전광판 16개와 거리 미디어 80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1단계 도입기(2024~2025년)에는 기본 인프라를 조성하고 ICT 기술을 도입한다. 신세계 백화점 본관을 시작으로 명동길 주변 6개 건물에 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된다. 특히 롯데백화점 신관에는 종각에서도 보일 정도인 국내 최대 사이즈(2145㎡, 115m*21m)의 전광판 설치가 예정됐다.

명동 변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축으로 4개의 광장도 조성된다. 광장은 색의 4원색(C·M·Y·K)을 주제로 각각 다른 색을 형상화한다.

C 스퀘어(을지로입구역 사거리)는 휴식, 쉼, 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조경을 비롯한 자연 친화적인 힐링 콘텐츠를 통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M 스퀘어(명동길)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창조와 열정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꾸민다.

Y 스퀘어(롯데백화점~명동길 초입)는 가장 많은 미디어와 유동 인구가 모이는 곳인 만큼 보행하기 편리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K스퀘어(신세계백화점 주변)는 격식 있는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이달 말 4개의 광장 중 제일 먼저 조성될 예정이다.

2단계 확장기(2026~2028년)와 3단계 완성기(2029~2033년)에는 △롯데백화점 신관 △을지로입구 경기빌딩 △을지한국빌딩 △신한은행 △눈스퀘어 △한진빌딩 △리모와 △메가커피 건물 △명동뉴욕제과 등에 단계별로 대형전광판이 설치될 예정이다.

거리 미디어 광고물도 들어선다. 1단계에서는 △남대문로(롯데백화점~영플라자)에 스마트 미디어 폴 14기 △명동길과 명동8길, 명동8나길에 스마트 미디어 폴 40기와 팔로잉 미디어 7기 △을지로입구역 출입구에 미디어 전광판 4기가 들어선다.

2단계에서는 명동 거리에 지능형 LED 가판대 10기와 퇴계로에 스마트 미디어 폴 5기가 세워진다.

중구, 정부·민간과 협의체 구성…'500억 수익 일부 공공기여금'

중구·행정안전부·서울시와 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등 10개 기관은 앞서 4월 명동스퀘어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민관합동협의회'를 구성하고 사무국을 설치했다. 이어 자유표시구역 운영을 위한 민·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통합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 Contents Management System) △온라인 광고 플랫폼 △공공기여금을 함께 운영한다.

협의회는 세계 최초 통합 CMS를 구축해 미디어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심의·관리한다. 또 전체 미디어를 동시에 송출할 수 있도록 원싱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옥외광고 업계 최초로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구축해 광고주와 광고 매체 소유자 간 거래를 돕는다. 그 동안 광고주는 광고판 이용을 위해 각각의 소유자와 거래해야 했다. 이제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러 개의 광고판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게 돼 광고주의 매체 활용이 수월해진다.

명동스퀘어의 광고 수익 일부는 공공기여금으로 조성한다. 명동스퀘어에는 10년 동안 1700억 원이 투자되며 조성이 완료되면 연 50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 중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해 명동 지역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기여금 형성이 예상된다.

자유표시구역 전체광고의 25%는 공익콘텐츠로 운영한다. 미디어 폴, 일부 거리 미디어 구축 대상지는 소규모 광고사업자들에게 우선 배정한다.

다음 달 1일에는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백화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전광판을 점등한다. 백화점 측은 농구장 3개 크기로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백화점 테마영상과 공익광고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명동스퀘어는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의 명성을 능가하는 압도감과 몰입감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세계인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등극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