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3·15의거 참여자 10명 추가 확인…총 412명으로 늘어
마산고 학생으로 시위 참여…"'정권 갈아본들 뭣 하느냐'에 분노"
"면·리 단위 조직들이 이승만과 이기붕 찍어야 한다고 협박"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3·15의거 시위에 참여한 10명을 추가 확인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3·15의거 관련 법령 제·개정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3·15의거는 1960년 자유당 정권의 3·15 부정선거와 권위주의 통치에 반발해 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유혈 민주화운동으로 당시 경찰과 공권력이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하고 폭행과 구금, 고문 등을 자행해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진실화해위는 조사 결과 김 씨 등 신청인 10명이 당시 마산고등학교 학생으로 시위 참여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적으로 진술했고, 다른 참고인들도 이를 확인했으며 진술이 각종 사료와 부합한 점 등을 통해 3·15의거 참여자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신청인들은 1960년 3월 15일 이전부터 부정선거 움직임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박 모 씨는 "1959년 10월부터 면 단위와 리 단위 조직들이 이승만과 이기붕을 찍어야 한다고 협박하는 분위기였다"고 진술했다.
정 모 씨는 "학교 선생님이 수업에 들어와서 '(정권을) 갈아본들 뭣 하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학생으로서 분노했다"고 했고 허 모 씨도 "마산고 교사들이 학생 시위 저지를 위해 교문을 막자 학생들이 분개해서 담을 뛰어넘었다"고 했다.
1960년 3월 15일 저녁 북마산파출소 경찰의 발포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도 이어졌다. 당시 마산시청과 전도관·무학국민학교, 오동동·남성동 등 마산 시내 각지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박 씨는 "시내가 정전되니까 경찰이 직사로 총을 쐈다"며 "제 바로 앞 1~2m 떨어진 사람이 '욱'하면서 쓰러졌다"고 했다. 감 모 씨는 "(경찰 총격에) 시위 군중 몇 사람이 쓰러졌는데 그중 친구 김 씨의 동생도 있었고 마산상고 출신 강 모 씨도 있었다"고 증언했고 허 씨는 "누군가 총에 맞아서 쓰러지는 걸 보고 항거하다가 겁을 먹고 집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진실규명을 통해 국가와 지자체, 경상남도교육청에 3·15 의거 참여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후대에 알리기 위한 교육사업 및 기념사업 등을 권고했다. 이번 10명을 포함해 진실화해위가 3·15 의거 사건 참여자로 확인한 사람은 총 412명으로 늘어났다.
이 밖에도 진실화해위는 △육군보안사령부의 민간인 4명 불법 구금 사건과 △1980년 비상계엄 당시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경찰의 인권침해 사건 △1958~1959년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다가 귀환한 금용호·신영호 선원 총 11명이 불법 구금·수사를 받은 인권침해 사건 등을 모두 진실로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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