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장 "내년 의대 7500명 수업 힘들 것…휴학은 개인 권리"(종합)

[국감현장] 배우자·자녀 의혹 제기에 "전혀 아니다" 부인
野 '자생한방병원 특혜' 공세…심평원장 "왜곡된 말씀"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0.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임세원 임윤지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대해 휴학계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의대생들이 내년에 복귀한다면 신입생을 포함해 1학년생만 7500여 명에 달해 수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학계 우려에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실습은 물론 이론 수업도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휴학은 개인의 권리냐'는 질문에는 "휴학은 개인의 권리"라는 소신 발언을 내놨다.

의사 출신인 강 원장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0명 증원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증원하는 건 맞다"면서도 "2000명, 4000명 이 근거를 안 따져봐서 정확한 명수를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또 "내년 7500명 수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이론만 하는 경우는 모르겠지만 실습을 하는 경우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에 전 의원이 "이론만 하며 가능하다는 말이냐"고 재차 묻자 "그것도 힘들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어 "휴학은 개인의 권리냐"고 묻자 강 원장은 "휴학은 개인의 권리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의대생 동맹 휴학과 관련해 "휴학은 개인의 권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질문이었다.

의대 교육과정 단축에 대해서도 강 원장은 의대를 나온 자신의 경험을 빗대 "저는 6년밖에 안 받아봐서 5년은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강 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의 의혹들도 도마에 올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해외 순방 때 착용한 목걸이가 고가로 논란이 되자 지인에게 빌렸다고 해명한 적이 있다"며 "목걸이를 빌려준 지인이 원장님 배우자란 말이 있는데 맞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심평원장은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강 심평원장의 딸이 윤석열 대통령 후보 대선 캠프에서 일했고, 현재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자생한방병원 원장 사위인 이원모 비서관과 함께 근무 중이란 의혹도 제기됐다.

강 심평원장은 "현재 딸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일하고 있고 이 전 비서관과는 일한 적 없다"면서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는 학교 추천으로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원모 비서관과 만난적이 있는가"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그쪽에 아는 사람들이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하지만 강 심평원장은 "이 비서관과 만난적이 없다"며 "자생한방병원에 가보지도 않고, (자생한방병원쪽) 사람들을 전혀 모른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야당 의원들은 국토부가 올해 2월 교통사고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침의 경우 인증받은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된 무균·멸균 약침액만 사용하도록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변경했는데, 이는 자생한방병원에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인증 원외탕전실이 있는 한방병원 중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곳은 자생한방병원이고, 원외탕전실을 등록해 약침 비용을 청구한 의료기관이 절반에 미친다는 게 야당 측의 설명이다.

일감 몰아주기 등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에 대해 강 심평원장은 "제가 직접 만들지는 않았고, 국토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때문에 의견을 제출할 수는 있다"며 "아직까지 문제가 있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 주치의인) 한승한 연세대 의대교수와 윤 대통령은 죽마고우다. 윤 대통령 병역 면제 이유가 됐던 부동시 진단서와 공무원 재임용 당시 진단서를 발행한 안과 의사로 대통령 주치의 하마평에도 올랐는데, 한 교수와는 어떤 사이냐"라고 따졌다. 강 심평원장은 "선후배 사이"라고 답했다.

강 심평원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강 의원은 "강 심평위원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 '전문성이 없고 아는 것이 없다'고 의사 진행 발언을 했는데, 강 심평원장은 '선입견이다'고 답을 했다"며 "(강 심평원장이) 말을 이렇게 막 해도 되는지 생각이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심평원장도 "모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며 "그렇지만 그렇게 답변을 안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부실하다고 (강 의원이 말을 하니까) 의견 차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맞섰다.

이에 강 의원도 "강 심평원장이 앞으로도 얼마나 자생한방병원 재산지키기에 진심인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질타했고, 강 심평원장도 "그것은 왜곡된 말씀"이라고 맞받아쳤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