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시험 치고 환불해야"…연세대 논술시험 배포 사고에 수험생 분통
"한 문제로 당락 갈리는데…이해 안될 정도로 허술" 황당
한성대 수시 시험서도 '잡음'…학교 측 "공정관리위 소집"
- 김종훈 기자,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유수연 기자 = 지난 12일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논술시험에서 문제지가 사전 배부되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사후 대처도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험생은 물론 재학생까지 학교 측의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
당초 시험 시작 시각은 오후 2시였으나 자연 계열 논술고사 한 시험장에서 감독관들이 시간을 1시로 착각, 낮 12시 55분에 시험지와 답안지, 연습지를 배부했다.
14일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2일 치러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고사장에서 벌어진 사고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시험을 허술하게 관리한 느낌"이라며 "연세대가 처음 논술을 시행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이냐"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재시험은 당연하고 원서비 일부도 환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재시험은 상수로 가고 수험생이 두 번 시험을 보도록 했으니 원서비 일부는 환불해야지"라고 적었다.
연세대 재학생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학교 측의 안이한 대응을 꼬집었다. 논술 시험의 경우 주제를 사전에 아는 것만으로도 훨씬 유리해지기 때문에 시험지 사전 배부는 치명적인 실수라는 것이다.
연세대 재학생 이 모 씨(24·여)는 "논술 시험은 개요만 준비해서 가도 너무 유리한 시험"이라며 "수험생에게는 중대한 시험인데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 정 모 씨(25·남)는 "수험생들이 1년간 이 시험 하나만을 위해서 준비하는데 (학교에서) 이번 일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연세대 논술을 2번 치렀다는 재학생 정 모 씨(24·남)는 "논술은 경쟁률도 높고 당일 시험 하나로 합격·불합격이 결정되는 시험이기 때문에 공정성이 중요하다"며 "이번 시험이 굉장히 허술하게 관리된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연세대는 입장문을 내고 입학전형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연세대는 입장문에서 "이번 일로 불편을 겪은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공정한 입학전형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세대는 '재시험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북구 한성대학교 수시 실기 시험 한 고사장에서도 문제지 일부가 늦게 배부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3일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기초디자인 수시 실기 시험 17 고사장에서 시험에 필요한 보조 자료인 이미지 사진이 시작 시각에 제시되지 않아 수험생들이 혼란을 빚었다.
시험이 시작된 지 약 40분이 지나서야 감독관이 문제를 인지하고 사진을 나눠줬다. 17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전체 시험 시간 240분 중 40분간 보조 자료를 보지 못해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14일 오후 한성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대학입학공정관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성대는 입장문을 내고 "해당 고사실에 이미지 사진 배부가 40분 지연된 사실을 평가위원에게 명확하게 고지해 형평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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