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갚아" 남편 찾으러 온 내연녀…시모는 4년간 불륜 숨겨줬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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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남편의 불륜을 4년간 숨겨주고 봉양만을 요구한 시어머니에게 이혼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은 40대 여성 A 씨의 제보를 보도했다.

A 씨는 "15년 전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시댁에서 큰 규모의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10년 전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니께서 상심해 남편에게 치킨집을 물려줬다"고 밝혔다.

A 씨 남편은 시어머니를 모시는 조건으로 치킨집을 받았다고. A 씨는 "문제는 4~5년 전 치킨집 하나로 못 살겠다 싶어서 남편이 중국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근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남편이 1~2년에 한 번씩 한국에 왔다 갔다 하며 사업을 이끌어 갔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사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양육비나 생활비를 보내지 않았고, A 씨는 어쩔 수 없이 치킨집을 혼자 운영하며 가족을 먹여 살렸다.

이 와중에 시어머니는 "넌 내 덕에 먹고 사는 줄 알아라"라며 삼시세끼를 차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시누이에게 줄 사골국을 끓이라고 시켰다.

배달 기사까지 자처하며 치킨집을 운영하던 A 씨는 참다못해 시어머니에게 "이혼하고 싶다"고 선전포고했다.

시어머니는 그제야 "내가 아들한테 따끔하게 한 소리 하겠다"면서 "내년이면 아들이 한국으로 온다고 하니까 좀만 더 기다려달라. 손자가 커서 대학 가면 아파트 한 채 사주겠다"고 A 씨를 달랬다.

이때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A 씨의 가게를 찾아왔다. 주문하지 않고 A 씨를 위아래로 훑어본 여성의 정체는 남편의 내연녀였다.

내연녀는 4년 전 중국에서 남편과 만나 한국을 오가며 동거하고 있었고, 최근 남편이 가출하고 돌아오지 않자 본처인 A 씨의 집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A 씨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내연녀가 본처 집에 찾아와서 내 남편을 찾냐"고 황당해하자, 내연녀는 "나 그 인간이랑 끝났다. 내 돈 갚으라고 찾아왔다"고 되레 큰소리쳤다.

이어 내연녀는 외출 후 돌아온 시어머니를 보더니 "오랜만이에요"라고 아는 척을 했다. 당황한 시어머니는 결국 이실직고했다. 시어머니는 "4년 전 아들에게 직접 '여자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만류했지만 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시어머니는 두 사람이 동거하는 집에 가서 내연녀를 만나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어머니는 "아들과 떨어뜨려 놓으려고 갔다"며 해명했다.

남편은 현재 사업 자금을 다 날리고 내연녀한테 큰돈을 빌리고 도망친 상황이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사람은 살려야 하지 않겠냐. 치킨집 팔아서 빚 좀 갚아주자.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혼을 결심한 A 씨는 "아들 외도를 숨기고 봉양 받은 철면피 시어머니한테 이혼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지훈 변호사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거짓말했기 때문에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위자료 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