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강, 이곳에 선다 …미리 가본 노벨문학상 시상식·만찬장
배구장 10개 넓이 '블루 홀'에서 만찬…'황금방'에서 무도회
콘서트홀 12월엔 시상식장 탈바꿈…100년간 '명예의 전당' 활용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스톡홀름=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시청에서 노벨상 시상식을 하는 줄 알지만 '영예로운 순간'은 콘서트홀에서 이뤄집니다. 시청에선 만찬이 열립니다."
매년 12월 전 세계 눈과 귀가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쏠린다. 10월 발표되는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한 메달 시상식이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54)도 2개월 뒤 이곳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 만찬에 참석하게 된다.
시청 안에 들어서면 배구장 10개(1500㎡) 규모의 넓은 '블루 홀'(Bla hallen/덴마크 원어표기)을 만나게 된다. 건축 당시인 1911년 파란색 타일로 장식하려고 했지만 웅장함을 더하기 위해 적벽을 쌓았다고 한다. 스웨덴의 대표 건축가 라그나르 외스트베리가 설계했다.
시상식이나 결혼식, 문화예술 행사에 활용되기 때문에 특별한 장식은 없다. 다만 벽 한쪽에 박힌 '알프레드 노벨' 동판과 노벨상 기념품, 노벨상 기념 만찬에 연주되는 오르간이 기념 만찬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오르간은 1만 270개 이상의 파이프로 만들어졌으며, 스칸디나비안 반도에서 가장 큰 오르간이다.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동안 블루 홀은 화려한 꽃과 촛불로 장식되며 스웨덴 왕가를 비롯한 각국 귀빈이 함께하는 세계적인 행사장으로 탈바꿈한다. 한강 작가 또한 12월 이 홀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만찬에 자리할 예정이다.
노벨상 만찬은 기후변화·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된다.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 메뉴로 채워지며, 전 세계에서 수상자가 모이는 만큼 (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는 배제된다.
2층은 1층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1톤가량의 동으로 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층고 20m의 '황금 홀'(Gyllene Salen)을 마주하게 된다. 이 공간은 노벨상 시상식 때 축하 무도회 장소로 이용된다.
공간 이름에 걸맞게 벽면은 대부분 금빛이다. 약 1800만 개 유리 모자이크로 색과 그림을 채웠다. 가운데 7m 크기의 '스톡홀름의 여왕'(Malardrottningen) 모자이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상식은 시청에서 1.5㎞ 떨어진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26년 지어진 1800석 규모 콘서트홀은 완공 뒤 노벨상 시상식장으로 활용됐다. 이전까지는 스위스 왕립 오페라 하우스 또는 왕립 과학 아카데미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건축가 이바르 텡붐이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설계했다. 평소에는 시민과 음악인에게 개방돼 스웨덴 왕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장으로 사용된다.
12월이면 콘서트홀엔 '노벨상'(The Nobel Prize)이 새겨진 파란색 카펫이 깔린다. 스웨덴 왕실이 참석해 수상자에게 직접 노벨 메달을 전달하는 장면은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12월, 카를 구스타프 16세 국왕이 한강 작가에게 노벨상을 수여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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