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은 불법 의약품 유통 창구"…쿠팡·테무 국감서 '뭇매'

[국감현장] 이수진 "당뇨병치료제, 다이어트 보조제로 판매"
쿠팡 "소비자들께 심려 끼쳐 죄송…조치 취할 것"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2024.10.10/뉴스1

(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기자 =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는 의약품 등이 여전히 온라인상에서 거래되고 있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약사법에 따르면 약국에서만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데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의약품 불법 거래가 벌어지고 있다"며 "쿠팡은 지난 2022년 코로나 진단키트 무허가 판매 문제로 국감에 출석했고 당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는데, (쿠팡에서는) 여전히 의약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에서는)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는 의약품을 팔고, (일부 상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도록 효과를 속이거나 과장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쿠팡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자마자 부리나케 의원실을 찾아와서 '개선 중이다.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쿠팡에는 당뇨병치료제 성분 메트포르민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부작용이 심한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 보조제로 판매되고 있다"며 "심지어 하나를 구매하면 알고리즘을 통해 또 다른 불법 의약품을 추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성원 쿠팡 전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에 대해 주성원 쿠팡 전무는 "현재 전담인력을 투입해서 걸러내고 있지만 다 걸러내지 못했던 것 같다"며 "내부에서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 소비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불법 의약품 거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요 플랫폼 기업 대표들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자료를 기반으로 (청문회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 의원은 "쿠팡의 불법적인 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했고, 오유경 식약처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글로벌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의 국내 불법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유통 문제를 비판했다. 서 의원은 "테무뿐만 아니라 11개 다른 기업도 대리하는 이 회사(테무를 대리하는 제너럴에이전트)는 상주 인원 1명, 총 직원 3명에 불과하다"며 "시정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 조사 결과 테무에서 판매되는 의료기기 90%, 화장품의 7.9%, 식품의 1.6%가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테무, 등은 한국 법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의료기기 등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제품들에 대한 기준은 엄격해야 할 뿐 아니라, 조치가 늦어지게 되면 판매와 구매가 계속되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려우 문한 웨일코코리아(테무 한국법인) 책임자는 "법인 설립과 관련해서는 정리해서 별도로 보고드리겠다"며 "현재는 자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