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사전에 몰라' 류화현 '법정서 소명'…영장심사 돌입(종합)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핵심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사건이 발생하고 알았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저도 책임이 있으며 법정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류광진 티몬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티메프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들은 이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신영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사기·횡령) 혐의를 받는 구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법원은 40분 간격으로 구 대표, 류화현·류광진 대표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한다.

이날 오전 9시 35분 가장 먼저 법원에 도착한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 언제부터 인지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건이 발생하고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1조 5000억 원대 정산 대금 편취 혐의 인정하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 후 법정으로 향했다.

류화현 대표는 오전 10시 22분 법원에 도착해 "'위메프는 빚의 늪이다'라고 말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상품권(판매)을 줄이는 것을 열심히 노력했지만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어서 '상품권의 늪이다. 빚의 늪이다'라고 표현했다. 지속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이 구영배 대표인가"라는 질문에는 "저도 책임이 있다"면서 "위메프를 흑자로 만들고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 복귀했고, 흑자를 만들기 위해 신용대출도 받은 부분을 해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류광진 대표는 오전 10시 39분쯤 법원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이동했다.

구 대표 등은 정산 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역마진', '돌려막기' 식으로 영업해 1조 5950억 원 상당의 정산 대금을 가로채고(사기) 계열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조건 충족을 위해 '일감 몰아주기' 방식 등으로 티몬·위메프의 자금 총 692억 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또 티몬·위메프 자금 총 671억 원을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 인수 대금 등으로 횡령한 혐의 등도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사태 전담수사팀(팀장 이진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구 대표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8월 구 대표 주거지와 큐텐·티몬·위메프 사옥 등 총 10곳을 동시다발 압수수색하고 같은 달 26일에는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 등 큐텐 그룹 경영진 4명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류광진·류화현·김효종 대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 구 대표,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대표이사를 소환조사했다.

구 대표 등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에 나올 전망이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