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과장 나와라" 야당 요구에, 이상민 "전달했지만 강요 못해"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해 실무를 맡았던 2명의 행안부 과장에 대한 출석을 요구하자 이상민 장관이 "행안위의 출석 요구에 대해서는 전달했으나 제가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장관의 출석 요구에도 실무 과장들이 자체 판단으로 출석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비판했다.

행안위는 결국 증인 출석 요구안을 의결해 두 명의 과장을 이날이 아닌 추가 일정을 잡아서라도 국감장에 출석시키기로 했다.

이날 오후 행안위 국감에서는 윤 대통령이 관저를 증축할 당시 준공 도면의 존재 여부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달 보고서에서 관저 증축 당시 정식 준공 도면이 작성되지 않았다고 적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질의 과정에서 행안부 측은 당시 준공 도면이 작성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행안위 위원들은 당시 대통령비서실과 함께 준공검사에 공동 사인한 것으로 알려진 두 명의 과장을 출석시켜 명확한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신정훈 위원장도 "두 과장은 행안부 장관을 보좌하는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인력으로 현재 국감장 근처에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이미 앞서 오전에 두 분의 출석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한 사람은 정부세종청사에, 한 사람은 대전에 출장을 가 있는 와중에 제가 출석 요구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며 "다만 두 분 다 출석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의 이 같은 답변에 신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장관의 출석 요구에도 담당 과장이 출석하지 않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신 위원장은 "청사관리본부장이 (정확한)답변을 못 하고 있으니 그 답변을 보좌해야 될 담당자가 이 자리에 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며 "장관의 지시에 의해서 출석을 시켜야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 장관이 재차 "제가 강요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변하자 신 위원장은 두 과장의 출석 의사가 확인되는 시점까지 정회를 선포했다.

결국 오후 4시쯤 재개된 회의에서 이 장관은 "본인들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갑자기 이렇게 나올 경우에 심리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한다"며 "결론적으로는 출석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알렸다.

신 위원장은 "오늘 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1차 질문이 끝나기 전까지라도 출석한다면 그 진행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그렇지 않다면 추가적인 회의 일정을 잡아서라도 반드시 증인 출석을 관철시키겠다"며 두 과장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안을 상정했다.

이어 참석 위원 16명 가운데 14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해 증인 출석 요구안이 가결됨에 따라 두 과장은 공식적으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두 과장은 이날 일정이 아니어도 국감 과정에 출석해야 한다.

alicemunro@news1.kr